美 주요 반도체주 급락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흔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29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88% 급락한 7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7만400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8월 말 이후 한 달 만이다. SK하이닉스도 전일 대비 3.38% 하락한 10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오후 12시경에는 9만9700원까지 내리며 10만원선을 내어주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급락은 28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 관련 주요 종목들이 급락세를 탄 영향이다. AMAT(-6.9%), ASML(-6.6%), 마이크로칩테크(-4.66%), 엔비디아(-4.48%), 마이크론(-2.77%) 등이 반도체주 하락을 주도했다. 이에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 내린 3314.39에 거래를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2.83% 떨어지며 지난 5월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 급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1.567%까지 치솟았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곧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작할 수 있다”며 11월 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10년물 국채금리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부채비용이 증가하고 현금흐름이 나빠져 성장주와 기술주 주가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 증시 마감 후 발표된 마이크론의 분기 실적 부진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9~11월 매출액 추정치를 74억5000만~78억5000만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를 10% 밑도는 수치로, 이 여파로 마이크론은 시간외 거래에서 4%대 낙폭을 보이기도 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부품 부족으로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원활하지 않아 이번 분기 매출 증가를 제한하는 것으로 전망된다”며 “마이크론의 보수적 가이던스는 한국 메모리 반도체 대형주 주가에 전반적으로 부담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4분기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3~8%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김양재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업종 주가는 글로벌 업황을 6개월가량 선행해 반영해왔다”며 “당분간 반도체 관련 기업들 주가도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기간을 거친 뒤 연말 시즌에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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