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학생 살해사건' 김시남 피고인 진술 '거짓' 반응

우장호 2021. 9. 2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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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김시남 '살해안했다' 진술은 '거짓'…범행 적극 가담자로 지목
백광석 어눌한 진술, 분석 어려워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옛 동거녀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백광석(48)씨가 27일 오후 검찰 송치를 위해 제주동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경찰은 지난 26일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고 이들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2021.07.27.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에서 옛 동거녀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재판을 받는 피고인 백광석(48)과 김시남(46)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 반응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거짓 진술을 한 피고인은 김시남이다.

29일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장찬수)는 살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백씨 등 2명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은 두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의 신빙성 여부 확인에 맞춰졌다.

진술은 분명히 엇갈렸다. 수사 초기 백씨는 김씨를 보호하려는 태도를 취했지만, 수사관이 '아직 피해자가 눈을 감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자 그간 유지했던 태도를 바꿔 김씨를 적극적인 가담자로 지목했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백씨는 법정에서 "(수사관이)김시남이 자백했다고 했고, 피해자가 아직도 눈을 감지 못한다고 하자 사실대로 자백하기로 했다"고 진술 번복 이유를 설명했다.

백씨는 김씨를 타이르기도 했다. 백씨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김씨를 향해 "(피해자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하면 그렇게 진술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살인 행위를 주도적으로 한 사람이 누구냐는 재판장의 질문에는 "100프로 김시남입니다. (저는)어떤 처벌을 받아 상관 없습니다. 그런데 죽은 피해자를 위해서 바른 말을 해야될 것 같아서..."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대검찰청 소속 심리분석관들도 김씨의 진술에서 거짓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백씨의 진술은 판단 불능으로 측정됐지만, 김씨의 경우 조사 기법상 종합적인 판단 결과는 '거짓'이라는 것이다.

심리생리검사분석관(거짓말탐지기)은 "김시남 피고인의 경우 진술이 거짓으로 판정됐다"면서 "백씨의 경우 판단 불능의 측정돼 규정상 재검사를 했다. 2번째 검사에서도 판단 불능 결과가 나왔다"고 증언했다.

행동분석관도 비슷한 취지의 증언을 했다.

[제주=뉴시스] 26일 신상공개가 결정된 '제주 중학생 살인 사건' 피의자 백광석(48·왼쪽)과 김시남(46) 모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김씨의 경우 심리학적으로 유의미한 반응이 관찰됐다"면서 "비언어적인 행위들이 공통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사건 관계 질문시에는 다른 방향성을 가진 행동을 취하는 등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분석관이 개입될 수 있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행동분석관은 "물론 주관이 개입될 여지는 있다. 그래서 3명의 분석관이 교차 검증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고 했다.

피해자의 어머니 B씨는 재판부에 눈물로 엄벌을 촉구했다.

법정 증인석에 선 B씨는 "꽃다운 나이에 하늘나라로 간 아들의 원한을 풀 수 있도록 법정 최고형을 내려달라"면서 "제2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B씨는 백씨 등 2명이 출소할 경우 2차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진술이 이뤄지는 동안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백씨와 김씨도 조용히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씨는 A군을 직접 제압하고, 피해자의 허리띠로 목을 감는 등 범죄를 구성하는 중요 행위를 모두 실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피해자 A군의 숨이 끊어진 계기도 김씨가 백씨로부터 건네받은 허리띠를 힘껏 잡아 당겼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전 백씨는 김씨에게 "내가 피해자를 죽이게 되면 나도 같이 죽을 것이기 때문에 네가 적발되지 않으니 나를 도와달라. 일이 잘못되면 내 카드로 돈을 인출해서 사용하면 된다"고 설득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앞서 이들은 지난 7월16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피해자 집 주변을 답사한 뒤 18일 오후 3시께 계획을 실행에 옮겨 피해자 A(15)군을 살해했다. 집안에서 A군을 맞닥뜨린 이들은 주먹과 발 등으로 폭행하고 청테프로 온몸을 묶어 피해자를 제압했다.

범행 동기는 앙심이었다. A군이 자신을 '당신'이라고 부르고 피해자 어머니와의 동거 관계가 틀어지자 이들 모자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백씨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받던 중 범행에 따라나서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woo1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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