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요? 자퇴하고 올인하는게 나아요"..검정고시 출신 수능응시생 27년래 최고

문광민 2021. 9. 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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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지원자 51만명 중
현역 고3·N수생 제외한
기타 수험생 비율 2.8%
"자퇴하고 수능에 올인"
올해 수능 응시원서를 낸 지원자 중 검정고시 등 기타 수험생 비율이 최근 27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교육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서울 주요 대학이 정시모집 비중을 확대하며 수능의 중요성이 높아지자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수능에 '올인'하는 수험생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22학년도 수능 지원자 50만9821명 중 검정고시 등 기타 수험생은 1만4277명이다. 이는 지난해(1만3691명) 대비 586명(4.3%) 늘어난 것이다. 올해 전체 수능 지원자 중 기타 수험생 비율은 2.8%로, 지난해보다 0.03%포인트 증가하며 최근 27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기타 수험생 비율은 2018학년도(1.87%) 이후 매년 늘고 있다.

검정고시 출신 수능 지원자 증가는 예견된 결과다.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학교를 떠난 고등학생 비율이 계속 늘고 있어서다. 교육통계서비스 공시에 따르면 2020학년도(2020년 3월~2021년 2월) 한 해 동안 고등학생 1만4140명이 자퇴했다. 이 중 자퇴 사유가 '기타'인 학생은 8903명으로 집계됐다.

검정고시 등 다른 형태로 학업을 이어가려는 학생들의 자퇴 사유는 통상 '기타'로 분류된다. 전체 자퇴 사례 중 '기타' 사유 비율은 2013학년도 22.7%에서 2019학년도 52.8%, 2020학년도 63%로 높아졌다.

지난해 고등학교를 자퇴한 A군(18)은 현재 수능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A군은 "2학년 1학기까지 마치고 나니 목표 대학에 수시전형으로 도전하기에는 내신이 낮았다"며 "학교 수행평가나 중간·기말고사를 신경 쓰지 않고 수능만 준비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요 대학들의 정시모집 확대는 N수생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응시원서를 낸 졸업생 지원자는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울산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코로나19로 대학에서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입 재도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2학년도 수능 지원자 가운데 졸업생은 13만4834명으로 지난해(13만3070명)보다 1764명(1.3%) 증가했다.

졸업생 지원자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이다. 올해 세종에서 수능 응시원서를 낸 졸업생은 955명으로, 지난해(771명)보다 184명(23.9%) 늘었다. 이어 경북(9.8%), 경남(9.1%), 전남(7.1%), 광주(3.9%)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졸업생 지원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경기다. 올해 경기에서 수능 응시원서를 제출한 졸업생은 총 4만2942명으로 지난해(4만2307명)보다 635명(1.5%) 늘었다. 전국 고3 학생 4분의 1이 경기에 몰려 있는 만큼 졸업생 지원자 규모도 크다.

전국에서 졸업생 지원자가 줄어든 지역은 서울·울산뿐이다.

서울은 지난해 4만1442명에서 올해 4만593명으로 849명(2%), 울산은 1799명에서 1794명으로 5명(0.3%) 감소했다. 울산은 지난해 고3 학생이 전년 대비 17.9% 줄며 전국에서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졸업생 지원자가 서울에서 감소하고 비수도권 지역에서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상황이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올해도 온라인 수업이 계속되자 대학 소재지로 거처를 옮기지 않고 본가에서 지낸 학생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가운데 대입 재도전 사례도 덩달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고3 학생은 전년 대비 6만3000여 명 줄었지만 올해 수능에서 졸업생 지원자는 1764명 늘었다. 이를 두고 입시 업계는 대입 재도전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결과라고 해석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의약 계열 선발 규모가 확대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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