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적으로 핥아라"..오징어게임 이정재 고민에 빠지게 만든 감독의 한마디, 무슨 사연?
해고 노동자로 도박판 전전
너절한 역할로 완벽 연기변신
극 중처럼 456억 받으면 "기부"
"일상 속 생생한 캐릭터 연기
확실히 오징어 됐죠"
배우 이정재에겐 언제나 묵직함이 있었다. 특유의 중후한 목소리와 날카로운 눈매로 대중의 눈길을 잡았다. '암살'에서 친일파 염석진을 연기할 때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킬러 레이 역을 맡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알았을까. 너절한 백수 기훈 역을 맡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그의 28년 배우 인생 최고 성공작으로 발돋움할 줄을.
그의 연기 변신은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그는 자동차회사에서 실직한 후 이혼당하고 도박장을 전전하는 중년 남자 기훈을 연기했다.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76개국에서 넷플릭스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에 올랐다. 역대 한국 콘텐츠가 거둔 최고 성적이다. 이정재는 "(죽음을 걸고 도박을 해야 하는) 극한 상황에서 남들을 도와주는 기훈 캐릭터가 일면 귀여우면서 인간미가 느껴진 것 같다"면서 "그런 성격이 일종의 메시지로 전달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안 하지만 눈팅은 한다. 패러디 영상도 틈날 때마다 재밌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을 걸고 죽음의 게임을 해야 하는 설정의 드라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줄다리기' 등 3040세대에게 동네 고전 게임이 죽음과 삶의 경계를 결정짓는 도구가 된다. 이정재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작품 설정이 좋았다"면서 "어른들이 어린 시절 하던 게임으로 생존 게임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그로테스크해 공포감이 크게 느껴졌다"고 했다. "달고나 뽑기 게임이 정말 많이 생각나요. 황 감독님은 격정적으로 핥아라 하는데, '아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거든요. 연기하면서 생각해보니 '생과 사가 달려있으면 이렇게 할 수 있겠구나' 싶었죠."
비루한 기훈의 삶 속에는 슬픔이 녹아 있었다. 이정재는 연기할 때마다 "마음이 많이 무겁고 아팠다"고 털어놨다. "기훈의 극 중 대사에는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라는 말이 나와요. 우리 사회에는 정말 이러면 안 되는 일들이 너무 많잖아요. 이런 내용이 공감을 사는 시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배우 이정재가 우승해 '456억원'을 탔으면 어땠을까. 고민의 순간도 없이 "기부해야죠"라고 답했다. 그는 "'기훈'이라면 어땠을지 모르지만, 배우 이정재는 당연히 기부할 것"이라면서 "갑자기 생기는 돈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훈'은 새빨간 머리를 하고 다음 게임에 참가하는 모습으로 시즌2를 암시했다. "제 나이의 남성이 절대 빨간 머리를 하지 않잖아요. 절대 하지 않는 걸 함으로써 의지를 표현하는 거죠. 힘도 의지도 없는 기훈이 '이건 정말 잘못된 거야'라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거 같아요. 시즌2가 나온다면 이병헌 형과 작업하고 싶어요.(웃음)"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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