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4대종단 탄소중립위 종교위원들 사퇴..기후재난 사투 속 석탄발전, 신공항 등 자연훼손 이어져
[경향신문]
2050 탄소중립위원회 국민참여분과에 참여한 4대 종단 종교위원 4명이 활동 중단과 사퇴를 선언했다. 이들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단과 사퇴 이유를 밝히기로 했다.
김선명 교무(원불교), 백종연 신부(가톨릭), 법만 스님(불교), 안홍택 목사(개신교)는 “‘2050탄소중립과 2030NDC안 상향조정’ 없는 탄소중립위원회 활동 중단을 선언한다. 30일 기자회견을 진행한다”고 29일 알렸다.
앞서 탄소중립위 국제협력분과 민간위원으로 활동하던 오연재 기후활동가가 지난달 27일 위원회가 기후위기 당사자들을 배제한 채 정부와 산업계의 이익만 대변한다며 위원직을 사퇴했다. 박진미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도 지난 28일 사퇴했다. 이번 4대 종단 위원들의 사퇴는 세번째다.
기자회견의 시간과 장소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탄소중립위원회 앞이다. 이들 4인의 위원은 이 자리에서 사퇴문을 공개한다. 종교위원들의 활동 중단과 사퇴 선언은,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2030년 감축목표(NDC) 제시 등과 관련한 이들의 요구가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4인 종교위원은 지난 23일 ‘2030NDC안과 2050탄소중립시나리오안에 관한 탄소중립위원회 국민참여분과 종교 위원들의 입장’을 냈다. 이들은 “제출 시한에 쫓기며 준비되는 2050탄소중립시나리오와 2030NDC 안이, 특정 분야의 이해관계나 과도한 고려로 인해 탄소중립이라는 근본 목적에 충분하지 않은 수준으로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2050탄소중립위원회 위원으로 활동을 하며, 위원회의 구성과 활동이 너무도 촉박하게 진행되는 것을 보며, 2050탄소중립시나리오 안과 2030NDC 안의 합리적인 도출 가능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위원회의 논의 구조와 운영, 회의 내용의 공개와 의견수렴 등 국민과의 소통에 관한 부분, 그리고 탄소중립시민회의의 구성과 운영에서 숙의민주주의의 함의를 충분히 담아내고 있는지를 물어왔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 종교인은 2050탄소중립위원회가 탄소중립이라는 목표 달성의 시급성과 중요성에 관해 더 구체적이고 강력하게 국민과 소통하고, 더 과감하게 상향된 2030NDC안과 2050탄소중립시나리오안을 만들 것을 촉구한다”며 “위원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회의를 공개하고, 위원회가 더 자주 외부와 소통하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은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이라고 불리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성장은 함께 할 수 없다. 종교계는 성장이라는 신화를 더는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고도 했다.
종교환경회의도 지난 24일 탄소중립위원회 앞에서 5대 종단 기도회를 열고 산업구조 개편과 완전한 탄소중립 달성 시나리오를 만들라고 탄소중립위원회에 촉구했다. 종교환경회의는 ‘갈등중재 시나리오 말고 탈 탄소 대전환 실천으로’란 제목을 성명을 내고, “탄소중립’을 이야기하는 상황의 절박함을 이해하지 못한 안일한 태도를 바꾸라”라고 했다. 이들은 “장마와 태풍, 폭염으로 노동자, 농민들은 기후재난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신규 석탄발전소, 신공항 건설로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는 멈추지 않는다. 낱개 포장, 이중포장, 선물 포장 등 원치 않는 쓰레기까지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기업에게는 ‘쓰레기 생산자 부담’ 책임조차 묻지 못하는 실정이다. 위기 대응에 맞는 비상정책 없는 탄소중립은 실현 불가”이라고 했다.
종교환경회의는 “‘탄소중립’은 할 수 있는 만큼 하자는 것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목표”라고도 했다. 이들은 “탄중위는 협상단도 아니고, 갈등조정 기구도 아니다.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선택은 누구의 희생도 따르지 않는 흠결 없는 대안일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탄소중립’은 산업화로 실패한 제도를 바꾸는 출발점”이라며 8월26일 청소년기후행동이 발표한 사퇴선언문은 인용했다. 청소년기후행동은 “탄소배출을 하도록 만든 사회 시스템은 어떻게든 그대로 두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수단‘이 무엇이든 일단 ’탄소’만 줄이면 된다고 이야기”하면서 “기존의 정치적 논리나 기업들의 현재에만 집중된 경제적 논리에 갇혀 막상 해야 하는 것들(가장 가능하며 현실적인 안들)에 대해 ‘어렵다’, ‘현실적이지 못하다‘, ’타협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반복”하며 입을 막아버리는 논의구조로는 탄소중립을 이룰 수 없다“고 했다.
종교환경회의에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불교환경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천도교한울연대, 천주교창조보전연대가 참여했다.
김종목·김한솔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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