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법에 쪼개진 與..친문 "4·7 교훈 잊었나" vs 친명 "매듭 짓자"

이준성 기자,한재준 기자,권구용 기자 2021. 9. 2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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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서도 결론 못 내..이날 오후 5시30분 최고위서 최종 결론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송영길 당대표, 윤호중 원내대표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1.9.2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준성 기자,한재준 기자,권구용 기자 = 국민의힘과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 합의안 마련에 실패한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오후 의원총회를 소집해 법안 강행처리 여부를 논의했지만, 의원들 간의 격론 끝에 최종 결론은 이날 오후 예정된 최고위에 위임하기로 했다.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2시부터 2시간20분동안 의원들과 심도있는 논의 결과 결론이 아직 나지 않았다"면서 "오후 5시30분에 최고위를 열릴 예정이고, 지도부에서 결론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의총에서 당내 의원들은 언론중재법의 강행처리 의견을 낸 '친이재명계' 의원들과 이에 반대하는 친문(친문재인) 의원들로 극명하게 쪼개졌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한결같이 여당의 언론중재법 강행처리에 우려를 표했다. 사실상 청와대의 논리와 유사하다. 청와대는 앞서 민주당의 단독 강행처리가 정국을 경색시켜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당 지도부에 전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윤건영 의원은 "지지자들이 많이 억울해하지만,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좋겠다"면서 "만약 (언론중재법이) 통과되면 우리와 시민들을 못살게 굴던 가해자들이 피해자가 되는 프레임을 바꾸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언론과 보수야당에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던 김영배 최고위원도 "만약 (언론중재법을) 단독 처리하게 되면 앞으로 나머지 법들도 단독 처리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전선을 짜서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은 "(반대 세력 설득을 위해) 그간 협의를 진행했다는데 뭘 협의했는지 모르겠다. 국제사회에 대한 설득이 얼마나 됐는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우리가 언론사주와 언론노동자를 한 패거리로 모는 게 아닌가, 언론노동자의 자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국민이 원하는 국정을 안 하고 개혁을 한다고 하다가 4·7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교훈을 다 잊었냐"면서 "냉정하게 생각해서 뭘 반성한 건가. 언론중재법을 일방처리 해야 할 시기가 맞나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다른 의원도 "청와대에서도 반대하는데 왜 당에서 이걸(언론중재법) 끌고 가려고 하냐"며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친문 싱크탱크 '민주주의 4.0'의 이사장인 도종환 의원도 당장 언론중재법을 처리하기보다는 야당의 요구대로 국회 차원의 특위를 구성해 정보통신망법, 방송법, 신문법 등 언론개혁 법안을 패키지로 논의하자는 방안에 찬성 의견을 냈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경선 후보를 지지하는 의원들은 하나같이 언론중재법 처리를 주장했다. 이 후보는 "언론 적폐 청산과 정론직필 언론을 보호하려면 악의적 허위 보도에도 징벌배상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며 언론중재법 처리에 거듭 찬성 입장을 밝혀왔다.

이재명 후보 캠프 선임대변인인 박성준 의원은 "지금 현재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기관은 두 곳은 바로 검찰과 언론"이라면서 "견제받지 않은 권력이 사용돼선 안 된다는 게 시대적 과제"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번에 입법하지 않으면 대선도 어렵고 다음 정부도 어렵다"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의 원래 취지가 뭔가. 지금 시점이 바로 매듭을 지을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역시 이 후보 캠프에 소속한 이재정 의원은 징벌적손해배상 조항을 언급하며 "2배, 3배 되는 위자료가 얼마라고 징벌적이라고 하냐. 징벌적이란 말을 쓰지 말라"면서 "이 법을 처리하는 게 더 제대로 된 법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공론화의 시작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저는 현재 한 캠프에 들어가 있는데, 대변인 자리를 제안받았지만 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현재 언론과 다시 맞설 자신도, 타협할 자신도 없었기 때문"이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승원 의원도 "이제는 국민의 지혜와 집단 지성의 힘을 모을 때"라면서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이 있지만 국민을 위한 내용들,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만한 내용이 담기면 여론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며 언론중재법 처리에 힘을 실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송영길 대표와 의원들이 언론중재법 처리와 관련한 윤호중 원내대표가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1.9.2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js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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