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는 누구] 원폭 피해지 히로시마서 3대째 정치.. 소신보다 '듣는 힘' 강조

최진주 2021. 9. 2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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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아베 신조 전 총리나 고노 다로 행정개혁장관처럼 일본 정가에 많은 3대째 세습 정치인이다.

아베 전 총리와 같은 해 중의원에 첫 당선된 정치 동기로, 2012년 제2차 아베 내각에서 외무장관으로 입각한 후 2017년까지, 전후 최장인 4년 8개월 동안 외무장관을 맡았다.

이후 자민당 청년국장, 상공부회장, 경리국장 등을 역임하고 2001년엔 제1차 고이즈미 내각에서 문부과학성 부장관으로 임명되는 등 정치 엘리트의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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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경륜, 대표적인 '비둘기파' 정치인
아베 내각 핵심 각료.."튀지 않는 스타일"
분명한 입장 안 밝혀 우유부단 평가 단점
기시다 후미오 신임 총재가 29일 도쿄에서 실시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기시다 총재는 다음 달 4일 임시국회가 소집되면 일본 100대 총리로 취임한다. 도쿄=교도 A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아베 신조 전 총리나 고노 다로 행정개혁장관처럼 일본 정가에 많은 3대째 세습 정치인이다. 아베 전 총리와 같은 해 중의원에 첫 당선된 정치 동기로, 2012년 제2차 아베 내각에서 외무장관으로 입각한 후 2017년까지, 전후 최장인 4년 8개월 동안 외무장관을 맡았다. 당내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합리적 성향 정치인이다. 그러나 아베 내각 시절 핵심요직을 맡아 색깔을 맞춰 온 그는 다소 우유부단하다는 단점도 지적된다.

1957년 도쿄도 시부야구에서 태어난 기시다 전 정조회장의 본적은 히로시마다. 어릴 때는 가족과 함께 매년 여름 히로시마에 내려가 친척들로부터 원폭 피해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지역구인 히로시마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2016년엔 히로시마에서 G7 외무장관 회담을 개최해 의장을 맡았고, 같은 해 5월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방일 당시 히로시마의 ‘원폭 돔’을 직접 안내하기도 했다.


원폭 피해지 히로시마서 3대째 중의원 의원 당선

초등학교 때 부친을 따라 3년간 뉴욕 생활을 했는데, 당시 인종차별을 겪고 충격을 받은 게 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가이세이(開成)고교 시절엔 야구부 활동에만 전념한 탓인지 1976년 졸업하며 도쿄대에 지원했지만 낙방했다. 대학입시 삼수 후 1978년 와세다대 법학부에 입학했다.

1982년 일본장기신용은행에 입사했으나 5년 만에 그만두고, 통산성 관료 출신 중의원이던 부친 기시다 후미타케의 비서가 된다. 부친이 별세한 이듬해인 1993년 히로시마 1구에서 첫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자민당 청년국장, 상공부회장, 경리국장 등을 역임하고 2001년엔 제1차 고이즈미 내각에서 문부과학성 부장관으로 임명되는 등 정치 엘리트의 길을 걷는다. 2007년 1차 아베 내각 당시 내각부 특명장관(오키나와·북방·국민생활·과학기술·규제개혁 담당)에 임명됐다. 2008년엔 소비자행정추진담당, 우주개발담당 장관 등을 겸임했다.

29일 자민당 신임 총재로 당선된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이 지난달 26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자신이 평소 메모한다는 노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기시다 신임 총재는 자신의 장점으로 '듣는 힘'을 꼽는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비둘기파' 고치카이 회장이지만 아베 내각서 보수적 정책 따라

자민당 내 명문 파벌인 고치카이(宏池会)에 소속된 기시다는 2012년 고가 마코토 전 회장의 정계 은퇴에 따라 회장에 취임했다. 같은 해 12월 제2차 아베 정권의 출범과 함께 외무장관에 임명됐다. 1957년 결성된 고치카이는 당내 '리버럴'(자유주의)로 분류되며 주변국과의 친선도 중요시하는 ‘비둘기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시다 자신은 아베 내각에서 장기간 외무장관을 하면서, 역사수정주의 정책으로 주변국과 관계를 악화시킨 아베의 정책을 충실히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총재 선거에서도 당내 보수파에 호소하기 위해 자민당이 정한 4개 조항의 헌법 개정을 “임기 내에 추진한다”고 공약했고, 왕위 계승이나 다른 의제에서도 보수적 색채를 강화했다.

이처럼 소신보다는 당 주류의 뜻에 따른 선택에 치중하다 보니 일각에선 우유부단하다는 평가도 있다. 본인은 ‘듣는 힘’이 자신의 강점이라고 말한다. 총재 선거에 출마하면서도 10년간 쓴 노트가 30권에 이른다면서 이 대목을 강조했다. 실제로 ‘적을 만들지 않는 정치 스타일’ ‘성실한 인품’ 등이 장점으로 회자된다. 술에 강한 것으로도 유명해, 외무장관 시절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과 ‘노미니케이션(술마시며 소통)’을 했다는 일화도 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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