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다된 '스우파' 줄세우기 무색한 '각자의 최선'[TV보고서]

황혜진 2021. 9. 2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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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서바이벌을 표방했지만 줄세우기가 무의미해지는 순간들의 연속이다. Mnet 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이야기다.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20분 방송되는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는 내로라하는 댄스 크루들이 한 데 모여 서열 1위를 가리는 과정을 다루는 춤 서바이벌 프로그램. 홀리뱅(리더 허니제이)을 필두로 코카N버터(리더 리헤이), 프라우드먼(리더 모니카), 훅(리더 아이키), YGX(리더 리정), 라치카(리더 가비), 원트(리더 효진초이), 아쉽게 탈락한 웨이비(리더 노제)까지 총 8팀이 출연해 K팝 여성 댄서들의 진면목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크루들은 각양각색 무대로 프로그램 인기를 견인 중이다. 덕분에 '스우파' 시청률은 4회 만에 2.593%(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올라섰다. 8월 24일 첫 방송 시청률 0.822%에 비해 무려 3배가량 상승한 수치다. 체감 화제성은 시청률을 현저하게 뛰어넘는다. 방송 중이거나 방송 예정인 비드라마 189편 중 화제성 1위(TV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도 차지했다. 온라인 상에는 '스우파'에 관한 이야기가 연일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서바이벌 예능의 구태의연한 특성상 제작진의 악마의 편집 의혹, 비연예인 출연자들의 과거 논란 등이 어김없이 불거지고 있지만 그보다 뜨거운 관심이 집중된 지점은 댄서들이 번번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최선의 무대를 완성해내는 과정이다. 그동안 Mnet '댄싱9', '힛 더 스테이지', '썸바디' 등 춤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적지 않았지만 K팝 댄서들을 가수 뒤가 아닌 무대 정중앙으로 끌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한 것은 '스우파'가 최초다. K팝 팬들은 물론 인기 연예인들까지 댄서들의 열혈 팬을 자청하고 있다.

인상적인 대목은 회가 거듭될수록 관전 포인트가 '이번 미션에서 어떤 팀이 1위를 할 것인가'보다 '각각의 댄스 크루들이 얼마나 색다른 무대를 선보이며 눈을 호강시켜줄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정답이 없는 것이 예술 분야"라는 심사위원 보아의 말처럼 '스우파' 속 8팀의 크루들은 각기 다른 개성과 스타일로 중무장해 승부수를 띄운다. 이들을 지켜보는 심사위원들이나 시청자들 역시 특정 팀이 나머지 팀보다 확연하게 빼어난 춤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단정 짓기보다 상이한 개인적 취향에 따라 특정 크루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며 손을 들어주는 실정이다. 실상 서바이벌이라는 제도가 무색해진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출연자들도 점차 파이트 저지들의 점수에 크게 일희일비하거나 열패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

28일 방송된 5회 메가 크루 미션에서도 댄서들은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기보다 자신들만의 최선에 이르기 위해 전의를 불태우며 끈끈하게 단합했다. 완성된 무대 영상을 시청한 이후에는 점수나 순위를 확인하기도 전 너나 할 것 없이 눈물을 쏟았다. 결과보다는 과정, 타인이 매기는 순위보다는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최고의 무대를 만드는 데 충실했기에 우러나온 눈물이었다.

경쟁자라는 사실조차 잠시 잊고 서로를 리스펙(존경)하는 모습도 빼놓을 수 없는 감동 포인트다. 댄서들은 상대 팀의 무대를 자신의 무대인양 주의 깊게 지켜보다 애정 어린 상찬을 아끼지 않아 훈훈함을 더했다. 첫 방송에서의 크루 간 기싸움은 어느새 온데간데없다.

라치카 멤버 리안은 이날 방송에서 "울컥했다. 여기 와서 처음으로 운 것 같다. 점수가 뭐든 조회수가 뭐든 상관없이 우리 진짜 너무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허니뱅 리더 허니제이는 "우리는 열심히 했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프라우드먼 리더 모니카는 "같은 대회날 우리 0점 준 심사위원도 있고 만점 준 심사위원도 있었다. 근데 그런 거 다 이겨내고 하고 싶은 거 계속하면서 살았다. 각자 하고 싶은 걸 계속하자"고 말했다. 훅 리더 아이키는 "파이트 저지의 점수가 사실 예상이 전혀 안 된다. 우리는 항상 우리만의 색깔로 무대를 꾸미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오고 어떤 점수가 나오든 간에 우리는 우리 마음속 100점이다"고 외쳤다.

YGX 리더 리정이 제작발표회에서 밝혔듯 '스우파' 전 출연자들은 이미 K팝 최강 댄서 크루를 선발하겠다는 춤 서바이벌에 섭외된 것만으로도 특출한 기량을 인정받은 실력자들이다. 시청자들 역시 댄서들이 숱한 피 땀 눈물을 쏟아부어 완성한 무대들, 그 안에 담긴 활력과 감동을 만끽하며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낼 준비가 되어 있다.

'스우파'는 10월 26일 방영되는 9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여전한 코로나19 여파로 파이널 미션 방송 형식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사진=Mnet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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