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비용보상제? '무죄' 받아도 10명 중 3.5명만 신청

안채원 기자 입력 2021. 9. 2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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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이 재판에 소요된 비용 등을 국가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게 한 무죄판결 비용보상 제도가 외면받고 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형사 재판에서 판사는 피고인에게 '진술 거부권'을 반드시 고지하게 돼 있다. 일반 국민들 대다수가 이에 대해 알고 있는데도 굳이 다시 한번 알려주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권리이기 때문"이라며 "무죄 판결이 났을 때도 법원이 피고인에게 '국가에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활용하시라'라고 명확히 알려주는 게 옳은 방향성이다. 지금은 그게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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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형사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이 재판에 소요된 비용 등을 국가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게 한 무죄판결 비용보상 제도가 외면받고 있다. 법원의 안내 부족으로 국민들이 정당히 누려야 할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형사 무죄판결 비용보상 신청률은 2011년 67.4%에서 지난해 35.2%로 크게 하락했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형사보상 신청에 대한 인용 비율은 100%에 육박해 신청만 하면 대부분 보상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죄를 선고받은 사람 중 약 35%만이 이 제도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사 사건의 경우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사 소송에서 승소한 이는 해당 법원에 소송비용액 확정결정(대법원 규칙이 정하는 금액의 범위 안에서 소송 비용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 변호사비·인지액·송달료·여비·검증·감정비 등이 포함됨)을 청구할 수 있는데, 지난해 1심 민사 본안사건 26만3819건 중 16.5%에 해당하는 단 4만3642건 만이 소송비용액 확정 청구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많은 국민들이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소송을 망설이는 현실과 맞지 않는 결과라며 법원의 안내 부족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형사 재판에서 판사는 피고인에게 '진술 거부권'을 반드시 고지하게 돼 있다. 일반 국민들 대다수가 이에 대해 알고 있는데도 굳이 다시 한번 알려주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권리이기 때문"이라며 "무죄 판결이 났을 때도 법원이 피고인에게 '국가에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활용하시라'라고 명확히 알려주는 게 옳은 방향성이다. 지금은 그게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용이 되더라도 실질적으로 법원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신청률이 떨어지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노종언 변호사(법무법인 에스)는 "비용보상 신청에 대해 인용이 된다고 해서 큰 금액이 나오는 게 아닌 것으로 안다"며 "'해봤자 얼마 안 된다'라는 인식 때문에 굳이 품을 들이며 적극적으로 신청에 나서지 않는 것 같다. 주변에서도 비용보상 신청을 하는 피고인들을 많이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영배 의원은 "피고인이 무죄 판결을 받기까지의 재판 과정에서 겪었을 손해를 보상하는 것은 사법부의 신뢰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라며 "특히 사회적 약자들이 법에 의해 입게 되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제도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대법원은 비용보상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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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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