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전쟁의 후폭풍, 반도체 M&A 시장 역성장 조짐

오문영 기자 입력 2021. 9. 29. 16:13 수정 2021. 9. 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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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M&A(인수합병) 시장이 역성장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를 곧 국가 안보로 인식하는 경향이 확산하면서 업계 M&A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인사는 "반도체가 패권 경쟁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 각국 정부가 M&A 시장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면서 "안보를 이유로 자국 기업의 M&A를 막아서는 것 뿐만 아니라 독과점이나 점유율 등 시장 상황을 이유로 타국 기업 M&A에 대해 간섭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 문제"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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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M&A(인수합병) 시장이 역성장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를 곧 국가 안보로 인식하는 경향이 확산하면서 업계 M&A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년 내 의미있는 M&A를 약속한 삼성의 계획 실행도 녹록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1~8월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총 14건의 인수합병 발표가 있었다. 220억달러(약 26조260억원) 규모의 가치로 환산된다. 2019년과 지난해 같은 기간 반도체 업계 M&A 계약의 합산 가치(각각 247억달러, 234억달러)를 하회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반도체 M&A 시장의 급성장이 꺾일 수 있다는 데서 우려가 제기된다. 반도체 M&A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련 발표가 급증했고 이같은 흐름은 올해 초까지 이어졌다. 차량용 반도체에서 시작된 글로벌 공급난이 업계의 투자·기술 경쟁을 심화시킨 영향으로 풀이된다.

IC인사이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반도체 M&A 시장 구매 계약 가치는 158억 달러(약 18조7000억원)에 달했고, 올해 1분기 구매 계약 가치는 1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면서도 "4월부터는 인수합병 발표가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각국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확산하면서 M&A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국가 안보와 연관짓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실제로 선진국들이 기술 안보를 내세우며 대규모 M&A에 어깃장을 놓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일본 고쿠사이일렉트릭 인수(22억달러)건이 대표적이다. 두 회사는 2019년 7월 M&A 계획을 발표했으나, 중국 반독점심사 기구가 심사를 지연하면서 지난 3월 인수가 무산됐다.

최근에는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도 자국 이익을 우선하며 반도체 업계 M&A에 훼방을 놓고 있다. 영국 정부는 EU와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영국 반독점심사 기구는 "국가 안보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며 심증 조사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고, EU는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입장문을 냈다.

업계 한 인사는 "반도체가 패권 경쟁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 각국 정부가 M&A 시장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면서 "안보를 이유로 자국 기업의 M&A를 막아서는 것 뿐만 아니라 독과점이나 점유율 등 시장 상황을 이유로 타국 기업 M&A에 대해 간섭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 문제"라 말했다.

M&A 장벽이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 역시 이에 따른 영향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복귀로 대규모 M&A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가 나왔지만, 대외 리스크에 부딪힐 가능성이 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수 대상을 발굴해 기업간 합의를 이루더라도 각국 정부와 경쟁사 반발에 무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인텔 낸드플래시사업부 인수를 앞둔 SK하이닉스도 조바심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한국 △미국 △대만 △브라질 △영국 △싱가포르 △EU 등 7곳에서 반독점 심사를 마쳤지만, 중국에서의 절차가 1년 가까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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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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