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만 청원에 지하철 방송까지..'마포 데이트폭력 사망' 검찰 송치

15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한 A씨 모습. /사진 = 뉴스1

경찰이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30대 남성을 검찰에 송치했다.

29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상해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 A씨를 지난 17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서부지검은 조만간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A씨는 지난 7월25일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 로비에서 자신의 여자친구였던 고(故) 황예진씨(25)와 말다툼을 하다 신체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황씨가 주변 지인들에게 자신과 연인이라는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 뒤인 7월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경찰은 황씨를 부검하는 등 추가 수사를 거쳐 상해치사 혐의로 재차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지난 15일 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들어선 A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유족에게 할 말이 없느냐',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황씨의 유족은 지난달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딸의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게시하고 딸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A씨의 신상을 공개하고 빠르게 구속해 엄벌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 청원에는 약 53만여명이 동의했다.

지난 16일에는 황씨의 가족으로 알려진 서울지하철 4호선의 한 기관사가 "가족이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해 국민청원을 올렸으니 관심을 가져달라"며 "이런 안내방송으로밖에 알릴 방법이 없어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안내방송을 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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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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