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1년 총리'로 끝난 스가..일본 국민은 왜 그를 외면했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임기 종료를 앞두고 미국에서 열린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비공식안보협의체)' 정상회의 참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긴급사태 해제 선언 등을 끝으로 주요 정치 일정을 마무리했다.
스가는 지난 1년간 거의 쉬는 날 없이 일했지만 국민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고, 마지막까지 신뢰를 얻는 데 실패해 결국 '단명 총리'로 막을 내리게 됐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난제를 만났다. 일관된 방역정책을 펴는 데 실패하면서 감염 확산을 막지 못한 것이 임기 내내 걸림돌이 됐다. 코로나19 긴급사태와 해제 선언을 반복하면서 국민들의 신뢰도는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여행장려 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을 고집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를 밀어붙이면서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국민들은 불안해하는데 구체적인 대책 없이 "안전·안심 올림픽을 열겠다"는 말만 반복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올림픽은 큰 문제 없이 끝났지만 돌아선 국민의 마음은 다시 잡지 못했다. 7~8월 여론 조사에서 스가의 지지율이 위험 경계선으로 꼽히는 30%를 밑돌면서 자민당 내부에서도 "스가를 내세워선 중의원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수세에 몰린 스가는 결국 총리 연임 포기를 선언했다.
스가는 전통적으로 유지해 온 '미일동맹'을 강화한 반면 한국과 중국 등 인접국과 외교는 실패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단 1차례도 정상회담을 갖지 않았을 정도로 한일 외교는 최악의 상태다. 아사히신문은 "스가가 중국과 직접 대화하거나 한일 관계 개선에 주체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지난 1년간 쌓인 과제가 많아 인접국과의 관계 회복 측면에서 차기 총리의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스가는 자신을 총리로 만들어줬지만 임기 내내 눈치를 봐야 했던 아베 전 총리에게 등을 돌렸다. 자신이 지지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아베가 이를 외면하고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지지 선언을 한 것도 스가가 '반아베' 전선에 합류한 요인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스가는 최근 측근들을 관저로 불러들여 "고노 쪽으로 가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스가는 총리직에서 물러나면 차기 내각에서 각료 등을 맡지 않고, 국회의원으로 정치 활동만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용하다'던 베트남 불임 치료사, 알고보니 본인이 환자 임신시켜 - 머니투데이
- "환경보호 한다고 종이빨대 주더니…" 스벅 '컵 대란' 비판받는 이유 - 머니투데이
- 5년전 영상이 '오징어게임'으로…정호연 인기 묻어가기 속출 - 머니투데이
- 호랑이 가까이 보여주려다가…14개월 아들 손가락 잃어 - 머니투데이
- '80억원대 피소' 타일러 권 "여자친구 제시카 명예만 다쳐, 억울" - 머니투데이
- "다 갖췄네"…'인천의 강남' 품은 이 동네가 살기 좋은 이유 - 머니투데이
- 아파트 주차장 다툼 말리려다…폭행당한 경비원 의식불명 - 머니투데이
- "입술 안 움직여, 사기꾼" 블랙핑크 리사 '립싱크' 의혹…팬들 "라이브" - 머니투데이
- [단독]삼성전자 테일러 짐싼다...이재용 파운드리 1위 꿈 "일단 멈춤" - 머니투데이
- 쓰레기풍선 바람에 휙 "다시 북한 땅으로"…탄도미사일 쏘기 직전 뿌렸었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