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새 둥지에 알 낳아 양육 떠넘기는 '탁란' 눈 크기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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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중에는 뻐꾸기처럼 다른 새 둥지에 알을 낳아 새끼를 대신 기르게 하는 얌체가 있다.
그 결과, 탁란조는 몸집에 따른 차이를 넘어 숙주 새보다 더 큰 눈을 가졌으며, 몸집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큰 눈을 가진 새의 둥지에는 탁란조가 알을 몰래 낳을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숙주 새의 눈 크기는 탁란이 숙주의 알과 아주 흡사하지 않을 때 이를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과 긍정적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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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새 중에는 뻐꾸기처럼 다른 새 둥지에 알을 낳아 새끼를 대신 기르게 하는 얌체가 있다. 이른바 '탁란'(托卵)이라고 하는데, 둥지 주인도 마냥 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낳은 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면 둥지 밖으로 밀어내거나 알에 구멍을 뚫는다.
아메리카솔새의 경우 찌르레기가 탁란을 하면 둥지를 아예 버리거나 기존 알 위에 새로 둥지를 지어 탁란이 부화를 못하게 하는 전략도 사용한다.
탁란을 놓고 속이려는 탁란조와 속지 않으려는 숙주 새 간에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뤄지는 셈인데, 눈의 크기가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어배너-샴페인 일리노이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진화·생태학 교수 마크 하우버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새의 눈 크기와 탁란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를 생물학 저널 '바이올로지 레터스'(Biology Letter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1970년대에 박물관에 수집된 조류 4천여 종의 눈알 크기를 측정한 자료를 전산화하고 눈의 크기에 따른 다양한 특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앞서 이뤄진 연구에서는 눈이 큰 새일수록 원시가 필요한 곤충잡이를 주로 하고, 눈이 작은 새는 가까이서 파악할 수 있는 씨앗이나 꿀 등을 먹이로 삼는 경향이 있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이와 관련, 논문 공동 저자인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의 이언 오스프리 박사는 "큰 눈을 갖는 것은 렌즈가 큰 카메라를 갖는 것과 비슷하다"면서 "큰 눈은 더 많은 빛을 모아 어둑한 조건이나 먼 거리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향상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탁란관련 연구에서 다른 새 둥지를 이용하는 탁란조와 탁란 대상이 되는 숙주 새, 탁란 대상이 안 되는 새로 나눠 눈의 크기와의 상관관계를 따졌다.
그 결과, 탁란조는 몸집에 따른 차이를 넘어 숙주 새보다 더 큰 눈을 가졌으며, 몸집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큰 눈을 가진 새의 둥지에는 탁란조가 알을 몰래 낳을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숙주 새의 눈 크기는 탁란이 숙주의 알과 아주 흡사하지 않을 때 이를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과 긍정적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버 교수는 "탁란 대상이 되지 않는 새는 탁란 숙주 새보다 더 큰 눈을 가졌다"면서 "이는 탁란조가 시력이 나쁜 새를 탁란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스프리 박사는 "탁란은 숙주 새에 엄청난 선택압으로 작용한다"면서 "눈의 크기와 같은 단순한 속성이 탁란조와 숙주 새 간에 이뤄지는 감각기관에 대한 공진화적 군비 경쟁에 관한 강력한 창을 제공한다는 것이 놀랍다"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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