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앞으로는 모든 국민에게 재난지원금'.. 국회서 기재부 압박

더불어민주당이 재난지원금 전 국민 보편지급 원칙을 제도개선 요구사항으로 명시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13일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5차 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을 받고 있는 서울 양천구 신정2동 주민센터 모습.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 지급하는 '보편지급' 원칙을 제도개선 요구사항으로 명시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재난지원금 지급 때마다 선별지원을 주장해 온 재정당국이 보편지급 명문화에 이견을 보이자 민주당은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29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예결위) 소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예결위는 지난 15일 소위를 열고 기획재정부 소관 사항에 대한 결산 심사를 진행했다. 예결위 전문위원은 이날 기재부에 대한 시정 요구사항과 관련해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 대비 코로나19 대응 지출 규모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소위 진행 과정에서 시정 요구사항의 세부적 표현을 두고 국회와 재정당국은 첨예하게 맞섰다. 예결위 전문위원은 "향후 재난지원금 편성 시 신속한 집행과 소비 진작을 위한 사업은 보편지원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사업은 선별지원으로 설계하는 등 제도 개선을 모색하라"는 시정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에 안도걸 기재부 2차관은 "문구에서처럼 신속집행과 소비 진작 사업 기준으로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안 차관은 "향후 재난지원금 편성 시 피해 계층의 범위와 피해 규모 상응성, 지원의 시급성, 타 기존 제도와의 정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대유행한 이후 5차례 지급된 재난지원금 예산 편성 과정에서 선별지급과 보편지급 방식을 놓고 여당과 정부는 계속 대립각을 세워왔다.

재정당국은 취약계층에게 보다 두텁게 지원하는 선별지원이 효과적이라며 저출산·고령화와 그에 따른 복지예산 증가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지난해 4월 1차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 보편지급으로 관철시켰고 전체 가구의 88%에 지급하는 5차 재난지원금(코로나상생 국민지원금) 논의 과정에서도 전 국민 보편 지원 입장을 고수했다.

기재부 입장에선 '보편지급'을 명시한 시정 요구사항 문구를 수용하면 앞으로 벌어질 다른 재난 상황에서 보편지원을 요구하는 정치권의 목소리를 거부하기 더 어려워진다. 이에 기재부가 수정을 요구하자 예결위 소위원장인 맹성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남동갑)은 "더 심한 얘기를 하기 전에 (논의를 마치고) 이대로 가려고 한다"며 시정 요구사항의 표현을 관철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시정 요구사항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재정당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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