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온라인·해외사업 삼각편대 완성.."2030년 매출 2조 목표"

노유정 2021. 9. 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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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한섬의 성장 전략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올초 창립 50주년을 맞아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유통과 패션, 리빙 등 3대 사업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그룹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패션 부문을 이끄는 한섬은 지난해 1조1900억원대이던 매출을 2030년 2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새로 진출한 화장품사업과 온라인몰, 그리고 수출로 구성된 ‘삼각편대’를 통해서다. 창사 후 처음으로 도전한 패션 외 사업을 기반으로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럭셔리 화장품 시장 도전장

한섬은 지난달 첫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를 출시하고 에센스와 세럼, 크림 등 스킨케어와 선케어 제품 20여 종을 선보였다. 최고가 제품은 ‘시그니처 프레스티지 크림’으로 120만원대다. 스킨케어 제품은 전량 스위스에서 생산된다.

한섬은 현재 현대백화점에서만 오에라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자체 매장인 더한섬하우스와 면세점 채널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온라인에서는 패션 전문몰 ‘더한섬닷컴’과 현대백화점의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서 판매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의 생존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이미지다. 소비자는 한 브랜드의 제품에 만족하면 같은 라인의 다른 제품을 함께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수록 다른 브랜드 제품으로 바꾸는 데 시간이 걸린다. 피부 개선 등 기능도 중요하지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하지 않으면 소비자가 신제품을 경험하게 만드는 것조차 어렵다. 한섬 관계자는 “그간 패션 부문에서 구축해 온 고급 이미지를 화장품에도 녹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오에라 오프라인 매장도 베이지색과 스위스 호수의 물빛에서 따온 청록색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한섬은 내년부터 메이크업과 향수, 보디케어 등으로 상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그룹 계열사인 화장품 원료 기업 현대바이오랜드와 협업해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세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섬의 온라인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비대면 소비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다. 지난 상반기 기준 한섬의 온라인 사업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상반기 한섬의 온라인 채널 세 곳인 더한섬닷컴, H패션몰, EQL의 매출은 12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이 기간 세 곳에 새로 가입한 회원은 모두 합해 약 40만 명으로 25% 늘었다. 지난해 5월 오픈한 온라인 편집숍 EQL은 약 1년4개월 만에 회원이 12만 명을 넘었다.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맞춘 ‘온라인 퍼스트’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한섬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를 공략한 EQL을 빠르게 내놓고, 프리미엄 세탁 서비스 한섬케어플러스와 퀵배송 등 다른 온라인몰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한섬은 온라인 사업부문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500억원을 투자해 경기 이천시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스마트온 센터’를 짓고 있다. 12개 층에 연면적 1만4518㎡ 규모로 내년 상반기 완공할 예정이다. 한섬 관계자는 “스마트온 센터는 연간 주문 예상 처리량이 약 1100만 건”이라며 “완공 후 온·오프라인 전체 연간 처리 물량은 기존 이천 통합물류센터(2000만 건)와 합쳐 3100만 건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지역 소비자는 주문한 지 만 하루 안에 상품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도 인기…20여 개국 수출

해외에서도 한섬 제품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한섬의 상반기 해외 도매 매출은 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지난해(78%)에 이어 증가폭이 컸다. 해외 도매는 해외 주요 백화점과 편집숍에 한섬 상품을 수출하는 사업을 뜻한다.

한섬은 2019년부터 자사 브랜드 시스템 스튜디오와 SJYP, 더캐시미어 등을 세계 2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여성복 브랜드 ‘시스템’과 남성복 브랜드 ‘시스템 옴므’의 글로벌 에디션인 시스템 스튜디오는 프랑스 프렝탕백화점과 캐나다 허드슨베이, 덴마크 일룸 등 해외 유명 백화점과 글로벌 패션 온라인몰 ‘센스’ 등에서 판매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적으로 패션산업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한섬은 올 들어 60개 업체와 수출 계약을 맺었다. 전년보다 업체 수가 25% 늘었다. 해외 바이어들이 상담과 계약을 비대면으로도 할 수 있게끔 전환한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한섬은 지난해 9월 파리패션위크 때부터 해외 바이어들과 비대면으로 상담 및 수출 계약을 하는 시스템을 운영했다. 해외 바이어를 위한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증강현실(AR)을 이용한 가상 쇼륨도 마련했다. 바이어들이 오프라인 쇼룸에 온 것처럼 신상품을 상세히 볼 수 있도록 구현했다. 신상품의 소재를 담은 ‘오더 키트’를 제작해 20여 개국 바이어들에게 우편으로 보내기도 했다.

각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현지화 전략도 효과를 발휘했다. 한섬은 시즌마다 판매 데이터와 현지 바이어들의 의견을 검토해 현지에서 잘 팔리는 제품을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조정한다. 한섬 관계자는 “시스템과 시스템 옴므는 2019년 파리패션위크에 처음 참가한 후 트렌치코트와 니트 제품 등이 인기를 끌자 관련 상품군을 늘렸다”며 “이후 계약 물량이 시즌마다 30%씩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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