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 갈등에 이웃 2명 살해한 30대 남성 구속

층간 소음 갈등을 빚던 위층 이웃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살해한 30대 남성 A 씨가 29일 오전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아무 말없이 경찰관들과 법원을 나오고 있다./뉴시스

층간 소음 갈등을 겪다 위층 이웃 주민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29일 살인 등의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A(34)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홍은표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전남 여수시 한 아파트 8층에 살던 A씨는 지난 27일 오전 0시 33분쯤 9층에 올라가 층간 소음 문제로 다투다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렀다. 부부인 30대 후반 남성과 40대 초반 여성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손주를 돌보려고 딸 집에 머물던 60대 부부는 중상을 입었다. 10대 자녀 2명은 방문을 잠그고 대피해 화를 면했다.

10대 자녀는 범행 이후 집을 방문한 경찰이 보호하고 있다. 참혹한 범행 현장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이불을 씌워 아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시 관계자는 “악몽과 같은 상황에 고스란히 노출된 아이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일용직 노동자 A씨는 범행 당시 술이나 약물 등을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는 우발적인 범행을 주장하지만, 미리 흉기를 준비한 점을 미뤄 계획적인 범행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