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제가 서울 치료 원해서'..구급차로 이송 지시한 소방서장 직위해제

김정엽 기자 2021. 9. 2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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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구급차량./뉴시스

전북소방본부는 119구급차를 사적으로 이용해 물의를 빚은 윤병헌 전주 덕진소방서장의 직위를 해제한다고 29일 밝혔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윤 서장의 매제 A씨는 지난달 17일 오전 7시쯤 익산시 자신의 집에서 심정지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익산소방서 소속 119구급차를 타고 익산 원광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의식을 되찾은 A씨는 윤 서장에게 “서울에서 치료를 받고 싶다”며 다른 병원으로 옮겨달라고 부탁했다.

윤 서장은 지난달 20일 자신의 소방서 관내에 있는 금암119센터 직원에게 “A씨를 구급차로 서울까지 이송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오후 7시 30분쯤 담당 권역을 벗어나 25㎞쯤 떨어진 원광대병원으로 이동한 구급차는 A씨를 태우고 200여㎞ 떨어진 서울의 한 대형 종합병원으로 향했다. 구급대원 2명이 다시 전주로 돌아온 시각은 다음날 오전 2시 20분쯤이었다. 전주시 금암동 등 5개 동을 담당하는 금암119센터엔 구급차가 2대뿐인데, 이 중 1대가 7시간가량 관내를 비운 것이다.

윤 서장은 119구급차 이송 절차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규정상 입원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길 경우, 해당 병원 의료진이 소방 당국에 이송 요청을 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의료진은 이송 요청을 하지 않았다. 원광대병원에서 이송 요청을 했다고 해도, 119구급차는 전주가 아닌 익산에서 출동하는 게 원칙이다.

덕진소방서 구급대원들이 이번 일을 감추기 위해 차량 운행일지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구급차를 확보하기 위해 상황실에 환자 발생 보고를 허위로 한 뒤 ‘이송 거부’를 이유로 출동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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