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中헝다.. 자회사 보유지분 매각 1.8조원 확보
내년 막아야할 돈 9조 달하는데 당국 관망만, 정상화까지 '먼 길'
부도설로 글로벌 금융 시장을 뒤흔들었던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개발그룹 헝다(恒大·에버그란데)는 급한 고비는 넘긴 모습이지만, 정상화까지는 먼 길이 남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산 매각 등으로 일단 연말까지 내야 할 이자는 마련했지만, 중국 당국의 처리 방안 등이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헝다는 29일 “전날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헝다난창(恒大南昌)이 보유한 성징(盛京)은행 주식의 19.93%인 17억5000만주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세로는 99억9300만위안(약 1조8300억원)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 소식이 호재가 되면서 이날 홍콩증권거래소에서 헝다의 주가는 전일보다 12% 급등한 채 거래되고 있다. 헝다는 이날 달러 채권 이자 4750만달러(약 560억원)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로써 이날 지급해야 할 달러채 이자 560억원을 포함해 올해 말까지 갚아야 할 채권 이자 7900억원 등 급한 유동성 위기는 막을 수 있게 됐다.
헝다는 지난 23일 달러 채권 이자 8350만달러(약 993억원)와 위안화 채권 이자 2억3200만위안(약 425억원)을 지급해야 했지만, 지급 유예와 상환 만기 연장 방식으로 넘어간 바 있다.
이번 자산 매각으로 급한 유동성 위기는 넘겼지만, 앞으로 갈 길은 ‘첩첩산중’이다. 당장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는 약 77억달러(약 9조550억원)에 달한다. 2023년에는 부채 규모가 108억달러(약 12조7000억원)로 늘어난다.
중국 정부는 아직 사태를 관망하는 분위기다. 다만 헝다를 직접 구제하지는 않더라도 경제 안정을 위해 최소한 ‘질서 있는 파산’을 유도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헝다가 추가로 전기차 자회사인 헝다자동차 등 비핵심 자산을 처분해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유력 일간 명보(明報)는 중국 당국이 헝다를 3개 법인으로 나누고 그중 부동산 부문을 국유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자매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7일 “중국 금융 당국은 헝다 사건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헝다 위기가 체제 위험으로 확대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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