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빠의힘' 파고든 이재명.."공공의 적"

박지혜 2021. 9. 29. 14: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지사는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 원 논란 관련 2030세대의 분노를 파고 들었다.

이 지사는 29일 페이스북에 ‘6년 대리 근무, 퇴직금 50억 원’, ‘어지럼증·이명 산재위로금 50억 원’이라고 나열하며 “온 나라에 청년들의 탄식이 깊어진다. 부모를 탓하는 것이 아닐진대… 이런 좋은 직장을 소개해 줄 능력 없는 부모들은 또 그들대로 마음이 뭉그러진다”고 운을 뗐다.

그는 곽 의원 아들을 겨냥해 “들어본 적 없는 어마어마한 퇴직금, 산재위로금, 게다가 건강이 나빠졌다던 그 시기에 조기축구회에서 맹활약했다는 내용이 기사화되고 있다”며 “해명이 납득 되지 않아 오히려 자문하게 된다. 어떻게 이런 해명을 할 수 있을까? 혹시 자기들이 그렇다면 그렇게 알아듣는…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국민을 개돼지로 생각하는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MZ세대가 택배업에 몰린다고 한다. 또래들이 하는 일에 비해 수입이 많아서라는 설명”이라며 “하지만 그 택배 노동자들 중 지난해부터 올 6월 3일까지 과로사로 사망한 노동자만 21명이다”라고 덧붙였다.

29일 오전 대구경북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아들의 퇴직금 50억 원 논란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대구 남구 곽상도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국회의원 사퇴요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민의힘 당 로고 위에 ‘아빠의힘’이라고 쓰여진 로고를 붙이고 있다 (사진=뉴스1)
이 지사는 “곽상도 의원 눈에는 죽을 만큼 일하던 그 사람들이 보이기는 할까? 곽상도 의원의 아들 눈에는 이렇게 일하다 죽어가는 또래 친구들의 처절함이 보이기는 할까? 어떻게 이런 죽음 앞에서 신청도 안 했던 산재 핑계를 대며 50억 원이 어지럼증·이명 위로금이라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걸까?”라고 했다.

그는 “누군가의 댓글 하나가 가슴을 울린다.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작업하다 죽은 그 스무 살짜리 아이는 얼마 받았나, 용광로에서 일하다 떨어진 그 사람은? 어딜 어떻게 다쳐야 50억을 산재보상으로 받나?’”라고 전했다.

이 지사는 또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성실한 사람들의 삶, 청년들의 삶의 의욕을 냉소하게 만들었다는 데 있다. 희망을 갖고 쌓아가던 평범한 이들의 공든 탑을 가차없이 발로 걷어찼다는 데 있다. 그것이 곧 사회악이며, 공공의 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의 탄식, 부모들의 자괴감에 제 가슴도 무너진다”며 “이 땅의 모든 불공정을 바로 잡겠다. 끼리끼리 불로소득 해먹으며 공정을 해치는 부동산 적폐세력, 반드시 없애겠다. 개발이익 국민환원제 반드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 원을 받은 곽 의원 아들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아빠 찬스’ 프레임으로 전면 공세를 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성남시장을 지낸 이 지사가 ‘대장동 설계자’라고 맞서고 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된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 관계자가 곽상도 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1)
다만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2030세대 표심을 확인한 국민의힘은 젊은 층이 민감한 ‘불공정’ 이슈를 건드린 곽 의원 아들 문제를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아들의 잇따른 사건으로 윤석열 대선 캠프 종합상황실장직을 내려놓은 장제원 의원까지 논란이 되면서 국민의힘이 아닌 ‘아빠의힘’이라는 풍자까지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7일 곽 의원 아들의 퇴직금과 관련해 “젊은 세대들의 분노가 클 거라 생각한다. 눈높이에 맞춰가기 위해선 곽 의원이 결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곽 의원은 전날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수사에 성실히 임해 진짜 주인이 누군지 밝히겠고,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어떤 조치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사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날 곽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대학생 및 청년 단체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대구경북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은 대구 남구의 곽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국회의원 사퇴요구 기자회견을 열었고,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선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