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청소노동자 유족 산재 신청.. 대학 "과로, 사망원인 아냐"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사건과 관련해 노동자 유족 측이 오는 30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측은 "조사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출하겠다"면서도 "민주노총이나 노무대리인 측이 주장하는 과로와 갑질은 사망원인이 아니다"라고 했다.
29일 청소노동자 유족 측 권동희 노무사(법률사무소 일과사람)는 지난 6월 숨진 50대 여성 노동자 A씨의 사망원인이 과중한 청소업무, 연속근무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있었다며 산업재해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노무사는 "고인에 대한 각종 자료, 동료들의 증언 등을 조사한 결과 이번 고인의 사망은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의 과중함에 일차적 원인이 있음이 밝혀졌다"며 "고인이 담당했던 건물의 업무 과중함은 일반 건물 청소보다 훨씬 열악한 조건이었다"고 했다.
이들에 따르면 생전에 고인은 환기가 되지 않는 각층 샤워실을 청소하는 걸 힘들어했다고 한다. 층마다 50명 가까운 학생들이 이용하는 곳에서 천장에 낀 곰팡이와 물때를 매일 청소해 수근관증후군이 걸렸고, 층마다 쌓인 쓰레기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직접 들어 옮겼다고 한다.
권 노무사는 "또 화장실, 독서실, 세탁실 등을 청소하고 각종 민원을 처리하느라 주어진 업무시간에 거의 쉴 틈이 없었다"며 "주 6일도 모자라 발병 전 12주에는 겨우 7일만 온전한 휴일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20일부터 6월5일까지 17일을 연속으로 근무한 적도 있다고 했다.
권 노무사는 "직장 내 괴롭힘도 사망의 원인 중 하나"였다고 했다. B팀장의 발령 이후 A씨는 업무와 무관한 시험, 시험성적의 근무성적 평가 반영, 청소 검열, 팀장의 외주화 발언 등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측은 "산재 신청은 유족의 고유한 권리이기 때문에 근로복지공단에서 조사에 필요한 자료 제출 요구가 있을 경우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A씨의 사망원인이 과도한 업무량이나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서울대는 유족 등이 학내 조사 과정에 비협조적이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중간관리자였던 배모 팀장 등을 대상으로 인권센터에서 조사를 실시할 때 유족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의 협조를 수차례 요청했었으나 거절했다"며 "그럼에도 조사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 서울대 측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서울대 인권센터는 자체조사를 통해 일부 행위들이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결과를 내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유족 측이 제기한 8개 인권침해 의심 사안 중 2개의 행위(△회의 참석 시 정장 등 착용을 요구한 행위 △시험을 시행한 행위)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내렸는데, 유족과 노조 측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발했다.
A씨가 근무했던 건물에서 쓰레기가 하루 250㎏ 나왔다는 노무대리인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관련 기사가 나간 이후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매일 A씨가 근무하던 동에서 나온 쓰레기 배출량을 조사했다"며 "평균 중량이 30㎏대로, 250㎏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30일 오전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A씨의 산재 신청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연다. 이날 자리에서 민주노총은 A씨의 사망의 주요 원인은 직장 내 괴롭힘과 과중한 노동 강도에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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