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박해수 "욕 먹어서 좋았다, 캐릭터에 공감하면서도 무서워"[EN:인터뷰②]

이민지 2021. 9. 29. 14: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넷플릭스

[뉴스엔 이민지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 9월 17일 첫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박해수는 증권회사 투자팀장으로 승승장구하다 잘못된 선택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에 앉은 조상우 역을 맡았다.

그는 타고난 머리로 앞으로 이어질 게임을 예측하며 전략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선악을 넘나드는 조상우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 깊은 인상을 남겼다.

- 상우가 점점 괴물처럼 변해가는 과정에서 연기적으로 신경 쓴 부분은? ▲ 심리적인 변화를 읽었다. 변해가는 과정에서 외형적으로, 수염도 그렇고 동적으로 나오는 행동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군중 속에 숨어있거나 군중심리를 이용하거나 어느 순간 군중을 사용하기도 한다. 어느 순간 뛰쳐나와야 할지 판단을 감독님과 많이 상의했다.

- 서울대 경영과 수석합격생이자, 벼랑에 몰린 남자를 연기하기 위해 준비한게 있나 ▲ 서울대만 그런건 아니고 모든 명문대,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1위 지향적인 모습을 알고 싶어서 그분들을 만나 인터뷰 한 적은 있다. 박탈감에 대한걸 많이 느끼고 자격지심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게 있어서 인터뷰를 많이 했었다.

- 박탈감, 자격지심 알아보고 싶어서 인터뷰 한 그 과정에서 도움이 된 점이 있나 ▲ 조상우 캐릭터는 자격지심도 있고 기훈에 대한 질투심도 많고 첫번째가 되지 않을 때 스스로 견딜 수 없는 박탈감, 자격지심이 있는 것 같다. 경쟁사회에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박탈감이 있더라. 나도 가지고 있다. 나도 그걸 끌어내려고 준비했다. 인터뷰를 한다는건 어떤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만 공통적으로 가진 것을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다. 그런 부분이 캐릭터 연구에 도움됐다.

- 시나리오를 보고 연구하며 엘리트인 상우가 나락까지 떨어진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공감하려 했나 ▲ 상우란 캐릭터 자체가 위험한 가치관이 있었다. 승자에 대한 가치관에서 시작해 그것 때문에 무너져가는 것으로 캐릭터를 만들려고 했다. 수염이나 스타일, 표정, 숨어있다 돌출되는 행동들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 상우는 '오징어게임'이 공개되고 나서 욕도 많이 먹고 공감과 응원도 받았다 ▲ 정말 욕도 많이 먹었고 응원도 많이 해주셨다. 응원의 욕이다. 욕을 하신게 나에게는 응원이다. 욕 하신 것이 좋았다. 이런 인간상에 대해 욕해주시는건 좋은거다. 그렇다고 조상우가 욕 먹을 사람이냐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지점이 있다. 그런 면에서 다양한 반응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 알리와의 에피소드가 중요했는데 ▲ 알리(아누팜 분)는 조상우가 가장 믿었다고 하기에 어렵지만 이용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그 안에서 가장 큰 동료였다. 미안하고 절박한 순간 조상우의 판단은 어쩔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아누팜에 대한 동료애가 있다. 그 동생을 워낙 좋아했고 촬영 내내 즐거웠다. 마지막에 조상우 입장에서 알리를 배신할 때 느꼈던 감정은 마음이 아프지 않았어야 하는데 마음 아팠던 기억이 난다.

- 상우가 성기훈에게 느낀 질투심은 어떤 면 때문일까 ▲ 아주 어렸을 때는 동네 친한 친구들끼리도 경쟁이 있다. 누가 골목대장이면 누구는 따라다니기만 하는 동생이다. 조상우는 공부로 1등할 수 있고 최고가 되고 돈은 많이 벌 수 있을 수 있었겠지만 이길 수 없었던게 성기훈의 성격 같다.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어울리는 것에 대한 질투심이 기저에 있었을 것 같다. 그게 경계되고 친한데 만나고 싶지 않고 그런게 있었을 것 같다.

- 상우의 감정 변화 표혐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었나 ▲ 촬영하는 동안 편안하진 않았다. 감정유지라기 보다 집에 와서 편하게 내려놓고 쉬려고 해도 쉽지가 않았다. '왜 그럴 수 있는가, 그게 합리적이라 판단하고 그런 선택을 해야 하는가'를 공감해야 하는 입장에서 계속 생각하면서 공감하게 될 때 무서울 때가 있었다. 힘들다기 보다 배우가 해야 하는 일이고 가끔 그런 것에 희열을 느낄 때도 있다. '내가 이런 면도 있었구나. 내가 이렇게 냉철하게 생각할수도 있구나'를 생각하면서 작품을 했다.

- 황동혁 감독과 가장 많이 상의한 부분은? 황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 감독님과 작업해보고 싶었다. 여러가지로 도전하는 감독님이라 만나보고 싶었다. 엄청 유머러스하시고 재치있으시다. 여러가지 면이 다 있다. 아기 같이 순수하기도 하고 집중할 때는 매섭게 집중하시기도 한다. 다시 만나고 싶고 계속 시나리오를 받고 싶다. 내가 잘 성장해서 계속 만나보고 싶은 감독님이다. 감독님이 모든 캐릭터에 몰입해 대사하면서 이야기 하셨는데 몰입해서 상우 캐릭터 이야기를 하실 땐 그걸 보면서 조상우를 보기도 했다. 조상우가 가지고 있는 합리화에 대해 많이 이야기 하고 거기서 힌트를 얻기도 했다.

- '오징어게임' 내 캐릭터 중 배우 박해수 본인과 가장 가까운 캐릭터를 고르자면 누구일까 ▲ 작품을 할 때는 조상우 캐릭터에 이질감이 없었다. 무서울 정도로. 그래서 어느 순간 감독님께도 배우들에게도 말했는데 연기를 안하는 것 같이 선택이 쉬워질 때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작품이 끝나고 나니 나는 성기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그래도 나는 아마 그럴 것 같다.

(인터뷰③에 계속)

뉴스엔 이민지 oing@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