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리 서울예술단 이사장 "제작사 초연 개발, 발판 마련해줄 것"

이재훈 2021. 9. 2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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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지난 7월 이사장 부임…대표적 여성공연기획사

[서울=뉴시스] 이유리 이사장. 2021.09.29. (사진 = 서울예술단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지난 7월 임기를 시작한 이유리 서울예술단 이사장에 대한 업계의 기대가 크다.

서울예술단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공립예술단체다. 1986년 '88서울예술단'으로 출범, 한국적 창작뮤지컬 양식 개발에 앞장서 왔다. 공연 장르 중 사장 상업적으로 평가 받는 뮤지컬의 공공 역할을 제일 잘 감당할 수 있는 조직이다.

대표적인 여성 공연기획자 출신인 이 이사장이 약 20년 전에 몸 담았던 곳이다. 당시 서울예술단에서 전문 프로듀서로서, '바리' '태풍' 등을 제작했다. 당시 국내 뮤지컬계에서 드물었던 프로듀서 시스템을 정착시킨 사례로 통한다.

이 이사장이 서울예술단과 단원들의 특성·강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유다. 뮤지컬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도 깔려 있는 만큼, 이 이사장과 서울예술단의 만남은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실무와 이론을 겸비했다는 평을 듣는 이 이사장은 1990년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공연사업부장으로 일했다. 컬티즌, SMG Pai 등 한 때 대학로에 이슈를 몰고 다닌 공연기획사를 이끌었다.

이후 다방면에서 여러 경험을 했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 뮤지컬과를 설치했으며, 서울예술대학에서 예술경영을 가르치는 교수로 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 집행위원장,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을 거쳤다.

최근 예술의전당 내 서울예술단 이사장실에서 만난 이 이사장은 국공립 단체로서, 정체성과 역할을 분명히 해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뉴시스] 이유리 이사장. 2021.09.29. (사진 = 서울예술단 제공) photo@newsis.com

-이사장으로 부임하시마자, 일처리가 일사천리입니다. 현재 계획 중인 일은 무엇인가요?

"이번 '다윈 영의 악의 기원'(10월 3일~1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은 서울예술단이 직접 공연하는 마지막 무대일 겁니다. 다음엔 민간에서 공연을 하게 되는 거죠. 저희 기획팀이 열심히 개발해서, 자식을 낳은 듯한 애정을 갖고 있어요. 그럼에도 직원들이 저희 방향성에 공감을 해줬죠. 서울예술단의 '중요한 역할'은 사회적 기여라고 봐요. 시장 생태계 형성에 보탬이 되고, 일반 관객이 문화 향유를 할 수 있도록 움직이는 역이죠. 국공립 예술단체가 좋은 레퍼토리를 단지 보유하고만 있는 것보다,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국고로 제작했으니, 서울예술단의 것만이 아니죠. 저희 '나빌레라' 역시 시장으로 내보내야 합니다. 이런 방식을 '창작 인큐베이팅 사업' 또는 '라이센싱 비즈니스'라고 할 수도 있죠."

-이런 서울예술단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민간은 흥행이 보장되지 않으면, 투자를 할 용기를 내기 힘들어요. 서울예술단 같은 단체에서 완성도 있는 창작 공연을 실험적이라도 계속 개발해야죠. 이런 방식이 정착되면 국공립과 민간이 윈윈할 수 있는 시장구조가 될 겁니다. 한국 뮤지컬 시장에 지속성을 가진 창작 IP(지식재산권) 역할을 할 수 있고, 창작뮤지컬이 공연 시장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 될 겁니다. 아울러 문화 전반으로 창작 IP가 중요해지는 시점이잖아요. 그간 공연계에선 라이선스 작품을 많이 해왔는데 한국 창작물이 아시아를 비롯 세계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K-컬처의 역량이 K-공연에도 적용이 된다고 봅니다. 또 창작 공연은이 다른 장르의 원천 소스가 될 수 있다고 봐요. 영화, 드라마, 게임이 될 수 있는 '원 소스 멀티 유스'의 콘텐츠로서 검증된 레퍼토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일환으로 소극장 창작 뮤지컬 페스티벌 사업도 구상을 하고 있어요. 제작사들이 초연을 개발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 발판을 마련해주고 싶어요."

-향후 그려나갈 서울예술단의 브랜드는 무엇입니까?

"저희 서울예술단의 브랜드는 단원이에요. '핵심적 가치'로 보고 있어요. 이제 장르가 해체되고 융합이 되는 시대입니다. 총체화되는 거죠. 공연 형태도 이야기 중심의 선형구조에서 미학 중심의 비선형 구조로 만들어지고 있어요. 그러면, 새로운 공연 장르가 만들어질 수 있는데 그 방향성에 서울예술단이 적합한 예술단체라고 봅니다. 저희 안에는 뮤지컬배우도 있고, 무용팀도 있죠. 전통이 K-컬처의 새로운 반석인데, 무용단원은 한국 춤을 기반으로 하는 단원이 많고 또 사물놀이팀도 있습니다. 한국 음악을 라이브로 공연할 수 있는 총체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죠. 내년엔 몸의 언어를 기반으로 한 공연을 비롯해 새로운 양식의 한국적 총체 공연을 선보이고자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이유리 이사장. 2021.09.29. (사진 = 서울예술단 제공) photo@newsis.com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지난 1년6개월 간 한국뮤지컬협회를 이끄시며 구원투수 역을 하셨습니다.

"뮤지컬이 공연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동안 연극의 괄호 안에 있는 장르였죠. 뮤지컬 별도도 지원금을 받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봐요. 앞으로 별도 장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별도의 인프라가 만들어질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배우, 기획자, 교수, 평론, 행정가 등 뮤지컬에서 다양한 역을 맡아오셨습니다.

"한 때는 이런 생각을 했어요. 한 분야의 장인이 되는 것이 '일가를 이룬 삶'인데 난 왜 이리 편력이 심할까, 라고요. 그런데 갈수록 모든 것이 융합되는 시대에 더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뜻이 아닐까 싶어요. 서울예술단도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죠. 제가 오기 전부터 선도적으로 웹뮤지컬, 공연영상화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웹뮤지컬은 페스티벌로 키워보고 싶어요. 아울러 요즘 대세인 메타버스를 통해 'K-뮤지컬월드'도 열고 싶고요. 메타버스 상에서 또 하나의 뮤지컬 장이 만들어질 수 있죠. 뉴딜 시대에 첨단기술을 바라보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이 오프라인 공연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언택트 환경 속에서 다른 하나의 플랫폼이죠. 면역력을 가지고 공생하면, '위드 코로나 시대'에 공연계 회복이 반드시 올 거라 믿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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