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국어 교육도 AI 시대

네덜란드 출신 셀레네 칼례(충남대 학생)씨가 ETRI의 '인공지능 대화형 언어교육 시스템' 관련 기술이 적용된 세종학당의 '한국어 말하기 학습 앱'을 시연하고 있다. ETRI 제공

ETRI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언어교육 시스템'을 적용해 출시된 한국어 학습 앱(이르테크, KOKOA앱)을 시연하고 있다. ETRI 제공

외국인들이 AI(인공지능)와 대화하며 한국어를 보다 쉽게 배울 수 있는 기술이 앱으로 잇따라 출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AI 기술을 활용해 자유롭게 대화를 하면서 음성을 인식하고, 발음을 평가하는 'AI 대화형 교육 시스템 기술'을 개발, 언어학습 콘텐츠 개발 기업에 관련 기술을 이전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기술은 다양한 상황에 따라 영어나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말을 정확히 인식할 뿐 아니라, 발음과 강세 표현까지 세부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기술을 이전받은 이르테크는 지난 7월 한국어 교육서비스로 '코코아' 앱을 출시했고, 이 앱은 2개월 만에 1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사용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코코아 앱은 생활 한국어 등으로 이뤄진 유·무료 초급자용 교재를 기반으로 챗봇과 대화하며 학습할 수 있다.

지난 3월 세종학당재단에도 관련 기술이 이전돼 AI 한국어 대화 연습 서비스 '세종학당 AI 선생님' 앱이 출시됐다. 이 앱은 한국어 표준 교육과정 초급 수준 80개 주제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올해 중으로 초급용 주제 20개, 중급용 주제 80개를 추가해 다양한 대화 연습이 가능하도록 고도화할 예정이다. 당초 이 앱은 남미 등 10여 개 국가의 한국어 학습자를 위해 개발됐지만, 학습자들의 관심이 높아져 전 세계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육부의 'AI 기반 초등학교 영어 말하기 학습 사업'에도 적용돼 지난 3월부터 전국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홍익대 한국어학당에서 외국인 학생의 반 편성을 위한 한국어 회화 수준을 평가하는 기술로 시범 운영되고 있다.

앱 시연을 마친 네덜란드 출신 셀레네 칼례 충남대 학생은 "앱을 사용해 보니 한국어 배우기가 너무 쉽게 잘 구성돼 있어 외국인으로서 한국어를 배우는 데 아직 유익했다"고 평가했다.연구팀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음성을 보다 정확하게 인식하고 적은 학습 데이터로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도록 '비원어민 음성인식 기술'과 '대화처리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윤근 ETRI 인공지능연구소장은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노동자, 한류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이 보다 쉽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AI 관련 기술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업과 한국어 교사 부족 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