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11, 12월 남북정상회담 열릴 수 있다"고 예상한 까닭은

인현우 2021. 9. 2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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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박지원-김여정 핫라인 있는 듯"
"종전선언 제안, 미·중도 긍정적일 것"
박수현 "다음 정부 위해서라도 토대 마련 필요"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통일부 장관)이 8월 31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1 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남북 간 대화재개 가능성이 열린 것을 두고 11~12월 사이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남북 정상회담이 비핵화 협상을 시작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정 전 부의장은 28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남북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관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남북 정부가 그걸 바라고 있다는 것을 벌써 판독을 알아채고 자기 입으로 얘기를 꺼내 놨는데 웬만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점으로는 "이제 곧 10월이 되니까 준비 잘하면 아마 11월이나 늦어도 12월 중에 되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최근 남북의 대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을 두고서는 "박지원 국정원장과 김여정 부부장 간에 핫라인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물밑에서 하는 것보다는,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회담을 위해서도 남북은 만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연락선이 빨리 복원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미국이 북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는 것을 그 단초로 제시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과 만나는 데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만 한다는 것을 아주 고집스럽게 주장해 왔는데, (백신 공여 시) 적대시 정책 철회 요구는 슬그머니 사라지고 미국과 바로 만나서 핵 문제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 말 정상회담? 다음 정부 앞 평화 분위기 밥상 차리는 것"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2018년 4월 청와대에서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 오찬을 함께하기 앞서 열린 사전 환담에서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정 전 부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남북 정상회담이 실질적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느냐는 지적에 "정상회담에서 기존의 합의를 재확인하고 성실하게 이행하기로 했다는 합의만 나와도 다음 정부는 보수 정권이 들어서서 완전히 뒤집을 것이 아니라면 밥상을 완전히 차려서 정부가 국민들을 위해서 평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대화가 소위 '대선용'이라는 지적에 관해서도 "대화를 하면 그나마 소위 군사적 긴장이 완화된다"며 "얄미워도 북한을 다독거려 가면서 군사 행동으로 가지 않도록 끌고 가야 할 책임이 분단국인 대한민국 대통령의 가장 큰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특정한 시점을 놓고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설사 남북 정상회담에 이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다음 정부가 이어받아서 하면 되고 임기 마지막까지 그러한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종전 선언은 비핵화 입구... 미국과 중국도 긍정적일 것"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2월 방남한 당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국립중앙극장에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 김 부부장은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하며 남측이 적대적이지만 않다면 관계 회복을 논의할 용의까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 전 부의장은 문 대통령이 제안하고, 북한도 긍정한 종전 선언에 대해서는 "종전 선언은 어차피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거고, 거기에는 미국과 중국도 들어와야 한다"면서 "종전 선언은 사실상 비핵화로 나오기 위한 시작이고, 평화 협정 협상과 비핵화 협상이 같이 나란히 가고 끝에 가서 만나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역시 종전 선언에 긍정적일 것으로 봤다. 정 전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도 유엔총회 연설에서 남북관계가 좋아지는 걸 환영한다고 말했다"며 "종전 선언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은 될 것 같으면 협조할 용의가 있다는 얘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당사국으로 끌어들이는 면에 있어서도 미국과 어느 정도 합의가 끝났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종전 선언 문제와 관련해서 유관국들이 관련국들의 반응에 소극적이지 않다"고 발언한 점을 주목했다. 중국 역시 베이징 올림픽을 고려해 "남북 간에 화해 분위기가 살아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예견했다.

박수현 수석은 29일 "한국과 미국은 강력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늘 이런 문제에 대해서 협의하고 또 공감대를 함께하고 있다"며 "중국과도 역시 영내 평화의 문제나 질서 문제에 관해서 늘 의견을 교환하고 공감대를 가지려고 그렇게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일 발사, 한국 반응 떠보는 것"

2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전날 북한에서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고 보도했다. 우리 군은 전날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뉴스1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정상회담 제안 3일 뒤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한 것에 대해서는 "정상회담 얘기를 한 담화에서 자기들이 하는 군사 행동은 모조리 도발이고 남쪽에서 하는 군사 행동은 자위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중 기준'은 옳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라면서 "유엔 제재에 걸리지 않는 미사일을 쐈는데 이쪽에서 도발이라고 할지 그걸 한번 테스트를, 소위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띄운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현 수석 역시 미사일 발사와 관련 "(북한이) 자신들의 무력 개발 계획에 따라 한 것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이중잣대란 포석을 깔아놓을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도 "북한의 행동에는 늘 중의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분석을 통해서 북한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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