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시도 때도 없이 치미는 화, 분노조절장애인가요

기자 2021. 9. 2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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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조절하기 어려워요.'

제가 놀다 온 것도 아닌데 집안일을 맡기는 아내나,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안 가다 보니 게임에 빠진 아이들을 보기만 해도 화가 납니다.

별것 아닌 일에 화를 내고 어색해진 가족들을 보며 또 왜 화를 냈을까 후회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화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잘 푸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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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하주원 원장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

■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화를 조절하기 어려워요.’

요즘 저 자신을 보면 분노조절장애인 것 같아요. 최근 업무가 바뀌면서 회사에서는 자꾸 불가능한 목표를 줍니다.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괴롭혀요. 재택근무로 오히려 성과는 더 요구하니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늘 긴장되니 팀원들에게 말을 곱게 하기가 어렵습니다.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상황에도 짜증이 나서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녹초가 된 채로 집에 가면 괜히 가족들에게 화가 납니다. 제가 놀다 온 것도 아닌데 집안일을 맡기는 아내나,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안 가다 보니 게임에 빠진 아이들을 보기만 해도 화가 납니다. 별것 아닌 일에 화를 내고 어색해진 가족들을 보며 또 왜 화를 냈을까 후회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 솔루션

A : 만성적 불안장애일 수도… 많은 대화·재미있는 활동으로 푸세요

화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잘 푸는 것이 중요합니다. 분노조절장애는 정신건강의학과의 정식 진단명은 아닙니다. 가장 비슷한 질병으로 ‘간헐적 폭발성 장애’가 있으나, 이는 훨씬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화를 표출하는 것으로 위의 사례보다는 굉장히 심한 경우입니다. 오히려 분노조절장애라고 부르는 모습은 결국 우울증이나 만성적인 불안장애의 증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 화를 못 참게 된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쭉 그랬다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분노조절 증상 한 가지에 대해서만도 다양한 진단이 관련됩니다.

다 내려놓고 감사하고 자비로운 마음을 가진다면 화를 다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쉽습니까? 화를 제대로 내지 못하기 때문에 쌓이고, 쌓인 화는 엉뚱한 대상을 향합니다. 하지만 분노를 표현한다고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에 의하면 지위가 높은 대상에게 화를 표출할 경우, 우리 몸의 분노와 긴장 상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화를 내기 전의 긴장 상태가 유지되므로 화를 표현한 쪽에 심리적 이득이 없습니다. 화를 내고도 마음이 더 불편해진다는 뜻입니다.

괴롭히는 대상에게 바로 화를 내지 못하더라도, 화난 일에 대해서 친구에게 또는 가족에게 털어놓는 과정은 소중합니다. 험담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대상자와 관계없는 집단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실제로 긴장과 불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시댁 이야기를 친구에게 하거나, 회사 이야기를 가족에게 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다만, 가까운 사이라도 힘든 것을 털어놓는 과정은 서로 주고받아야 합니다.

대면해서 화를 표현해야 화가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공간과 집단에서라도 털어놓으면 좋습니다. 누워서 쉰다고 화가 풀리는 것도 아닙니다. 스트레스가 풀리는 재미있는 활동을 찾는 것이 더 좋습니다. 고민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주원 원장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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