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美 연방 판사가?..재판정보로 주식투자 '파문'

2021. 9. 2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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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위원이 시장 개입 정보를 활용해 투자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 단 하루만에, 이번엔 연방 판사 130명이 재판 정보를 이용한 주식 투자에 나섰다는 사상 초유의 스캔들이 터졌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연방 판사 130명 이상이 본인의 판결과 관계있는 회사의 주식을 본인 또는 가족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적으로 판사의 주식 소유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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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130명, 판결 정보로 주식 연준 이어 공직자 '도덕적 해이'
뉴욕 맨해튼 증권거래소(NYSE) 앞의 월스트리트 도로 표지판. [연합]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위원이 시장 개입 정보를 활용해 투자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 단 하루만에, 이번엔 연방 판사 130명이 재판 정보를 이용한 주식 투자에 나섰다는 사상 초유의 스캔들이 터졌다. 미국 공직 사회의 ‘도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앞서 전일에는 연방준비제도(Fed) 간부 두 명이 통화 정책 정보를 활용한 증권 거래 의혹이 일자 사직했었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연방 판사 130명 이상이 본인의 판결과 관계있는 회사의 주식을 본인 또는 가족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회사 주식을 보유한 이는 전체 판사의 3분의 2였고, 이 중 20%가 관련 회사의 사법적 판단과 관계있던 이로 밝혀졌다.

WSJ는 2010년 이후 685건의 법정 사례를 전수 조사했고, 그 결과 재판의 판결을 이용해 부를 편취한 것으로 판단되는 329건에서 56명의 판사를 찾아냈다. 법원도 이들에게 재판 당시 스스로 판결서 제외됐어야 한다고 결론짓고, 원고에게 이를 통보할 것을 명했다. 재판이 새롭게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엑손모빌과 TIG손해보험사간의 공해 배상 청구소송을 처리한 에드가르도 라모스 판사는 5만 달러 미만의 엑손 주식 보유자로 밝혀졌다. 그는 TIG가 엑손에게 25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는 중재 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여기에 800만 달러의 이자를 추가했다.

오하이오주 소재 항소 법원의 줄리아 스미스 판사는 포드 자동차의 상표권 분쟁에서 포드의 손을 들어줬다. 그의 배우자는 퇴직계좌에 포드 주식 3만 달러를 넣고 있었다. 그는 “배우자의 직접 투자가 아닌, 자산관리사의 투자였기 때문에, 유감스럽지만 도덕적 결함이 있는 행동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판사들의 이같은 행동은 미 사법권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미 의회는 1792년 소송 당사자들에 공정한 판사를 보정하고 대중에게 법원 신뢰를 강조하기 위해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사안을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때문에 “연방 판사는 개별주식을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법적으로 판사의 주식 소유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1974년 이래로 연방법은 판사 혹은 배우자나 미성년 자녀가 ‘합법적이고 공정한 이익’일 지라도 유관된 사건의 심리 조차도 금지해왔다. 이에 대해 1988년 대법원은 대부분의 소송이 주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사법부의 신뢰를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미국에서 이 같은 이해 충돌 원칙은 공직 뿐 아니라 변호사, 언론인, 기업 임원들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재정적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에 ‘개인적으로 그리고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

한편, 법관의 주식 보유액은 173건에서 1만5000달러를 넘었고 그 중 21건에서 5만 달러를 넘었다. 또 61명의 판사나 그 가족들은 법원에서 원고나 피고인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송 중에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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