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헝다發 '경제 겨울' 한국경제 때린다

기자 2021. 9. 29. 12: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겨울이 오고 있다.

중국의 헝다(恒大)그룹 사태와 미국 중앙은행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예고는 한국 경제에 겨울이 오고 있다는 신호다.

매출액 기준으로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헝다의 유동성 위기를 시작으로 중국 경제의 취약성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겨울이 오고 있다. 중국의 헝다(恒大)그룹 사태와 미국 중앙은행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예고는 한국 경제에 겨울이 오고 있다는 신호다. 이번 겨울은 특히 시리고 혹독할 것 같다.

매출액 기준으로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렸다. 전기자동차 계열사인 ‘헝다자동차’는 임직원에게 임금도 주지 못한다고 한다. 과다한 부채에다 중국 정부의 대출 규제가 겹친 탓이다. 현재 헝다의 부채 규모는 3000억 달러가 넘는다. 대출로 사업을 벌여온 헝다는 2020년 8월부터 중국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개발업체에 강력한 대출 규제를 단행하자 자금난에 빠져 파산 위기에 몰리게 됐다. 헝다는 지난 24일 갚았어야 할 이자 8350만 달러를 갚지 못하고 임시 방안만 제시한 상태다. 게다가 29일까지 채권 이자 4750만 달러를 갚아야 한다. 이 유동성 위기를 넘기지 못하면 파산할 수밖에 없다. 헝다의 자산 규모가 2200억 달러(1조4000억 위안) 정도이므로 자산을 다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하기 때문이다.

헝다는 171개 국내 은행과 121개 금융회사에 빚을 지고 있다. 헝다가 파산하면 중국의 은행 시스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물론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헝다가 금융자산을 보유했던 리먼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헝다 파산 자체가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갈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헝다의 유동성 위기를 시작으로 중국 경제의 취약성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막대한 돈을 풀면서 경기를 부양해 왔다. 많은 자금이 주택과 기반시설에 흘러들어 가면서 부동산 버블이 형성돼 있다. 만약 버블이 꺼진다면 그 파장은 중국 경제 전체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수렁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지금 중국 기업들의 달러화 채권 발행 규모는 1조 달러에 이르고, 상당 부분은 해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헝다의 파산 위기는 중국 리스크의 사전 경고등일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중앙은행의 테이퍼링으로 금융긴축이 시작되면 주가가 떨어지고 환율이 오르는 등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클 것이다.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외국 자본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로선 큰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다. 펀더멘털이 강건하면 외부로부터 충격이 왔을 때 위기를 겪지 않고 넘어갈 수 있지만, 취약하면 큰 경제위기를 겪게 된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추락하는 경제성장률, 일자리 급감, 각종 규제로 인해 극도로 위축된 기업의 경제활동, 노조 편향적인 정책, 재정은 아랑곳없이 마구잡이로 돈을 푸는 정부, 늘어나는 국가부채,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 폭발 직전인 가계부채,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지불할 수 없는 한계기업의 급증, 폭증하는 자영업자 폐업과 고통 등 온전한 게 없다. 거센 외풍이라도 불면 그냥 날아갈 것만 같은 경제다.

거센 외풍이 불어올 ‘겨울’에 대비해 허술한 곳을 정비하고 튼튼히 하며 국가 경제를 살펴야 할 정치인과 당국자가 보이지 않는다. 정치에 매몰돼 이전투구에만 열중이다. 참으로 난감하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