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최고의 마무리라 자신"..'007' 다니엘 크레이그, 제임스 본드에 전한 작별인사(종합)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굿바이, 다니엘 크레이그"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한국 취재진과 진행한 간담회 영상이 29일 공개됐다. 이 간담회에는 캐리 후쿠나가 감독을 비롯해 다니엘 크레이그, 라미 말렉, 레아 세이두, 라샤나 린치가 참석했다.
'007' 시리즈의 25번째 작품이자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영화인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가장 강력한 운명의 적의 등장으로 죽음과 맞닿은 작전을 수행하게 된 제임스 본드의 마지막 미션을 그린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선보일 제임스 본드의 사상 초유의 마지막 미션을 그릴 예정으로 전 세계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사상 최악의 적 사핀(라미 말렉)과의 강렬한 대결은 물론, 그 이면에 숨겨진 음모 등 다채로운 스토리까지 담고 있어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고별사
전작인 '007 스펙터' 촬영 이후 '007' 은퇴를 선언하고 "007 시리즈에 또 출연하면 차라리 손목을 긋겠다"는 발언까지 했던 다니엘 크레이그. 하지만 그는 팬들의 뜨거운 성원으로 인해 '노 타임 투 다이'로 다시 돌아왔고 이번 작품이 그의 제임스 본드 은퇴작이 됐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이날 "솔직히 말하면 '007 스펙터'가 끝나고 '자. 이제 우리 정리하자.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다 했다. 난 이제 이 정도면 007로서 할 만큼 다 했다'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제임스 본드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수많은 아이디어를 도출한 끝에 다시 제임스 본드로 돌아오게 됐다는 그는 "이번 영화는 우리를 아니라 관객분들을 위해서 만들었다. 그렇게 때문에 관객들도 정말 즐길 수 있는 영화라 믿는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출연했던 5편의 '007' 시리즈 중 가장 기억에 남을 작품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다니엘 크레이그는 "물론 모든 작품에 똑같이 애착이 있지만, 하나만 고르라면 첫 영화였던 '007 카지노 로얄'을 꼽고 싶다. 그때만 해도 순수하고 순박했다"며 웃었다.
마지막 '007'이니 만큼 촬영을 마친 후 "정말 수많은 감정들이 교차했다"는 그는 "마지막 작품이었기 때문에 매우 감명 깊으면서도 자랑스럽게 여긴다. 여러가지 상황(팬데믹)으로 인해서 많은 기다림이 있었는데 정말 훌륭한 작품을 만들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사상 최강의 빌런 사핀, 그리고 라미 말렉
이번 영화에서 다니엘 크레이그 만큼이나 주목을 받는 이는 단연 라미 말렉이다. 국내에서 무려 9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던 '보헤미안 랩소디' 주역인 라미 말렉의 빌런(악당) 변신에 팬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라미 말렉은 사핀 캐릭터과 이전의 '007' 영화 속 빌런들과의 명확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 강조하며 "이전 '007' 영화 속 다른 악당들의 면모를 합쳐서 사핀의 모습을 만든다면 다니엘 크레이그에게도 또 '007' 영화에게도 떳떳하지 못할 것 같았다. 제임스 본드가 마주해야 될 가장 공격적이고 괴로운 행동들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연기를 했다. 내가 그의 행보에 어떤 장애물을 끼얹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제임스 본드라는 캐릭터를 시스템적으로 무너뜨릴 수 있을까 많이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많은 관객들이 사핀을 순수악의 결정체로 봐줬으면 한다"라면서 "사실 사핀은 그 조차도 자신이 악당인지 아니면 영웅이 되고 싶은 것인지를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그게 이 캐릭터를 더 무섭게 만드는 이유 같다"고 설명했다.
라미 말렉은 한국 팬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펜데믹 터지기 전에 한국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펜데믹이 터져버렸다.제가 바바라 프로듀서에게 '나는 한국에 가고 싶다고' 피력해서 그런 계획이 생기기도 했는데 아쉽다"라며 "한국 관객들이 '보헤미안 랩소디'에 보여주신 성원에 너무 감사드리고 그런 뜨거운 성원을 한국에서 느껴보고 싶었다. 제가 훗날 한국에 가게 되면 무엇을 했으면 좋겠는지 알려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레아 세이두·라샤나 린치가 자신한 여성 캐릭터의 진화
1962년 개봉한 '007 살인번호'로 첫 시리즈를 시작한 '007' 시리즈는 매력적인 스파이 캐릭터인 제임스 본드와 멋진 액션, 눈을 즐겁게 하는 첨단 장비 등의 볼거리로 사랑 받았다. 하지만 극중 여성 캐릭터를 제임스 본드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여성 활용법'에 대해서는 시대가 변화면서 비판이 대상이 됐다. 이에 다니엘 크레이그가 첫 주연을 맡았던 '007 카지노 로얄'부터 주체적이고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키면서 시대의 분위기에 발 맞춰 왔고, 이번 영화 '노 타임 투 다이'에서도 여성 캐릭터의 활약이 눈부실 전망이다.
매들린 스완 역의 레아 세이두는 "여성 캐릭터들이 좀 더 진화했다는 것도 매우 만족스럽다. '노 타임 투 다이'에서도 매들린 스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볼 수 있다. 그녀는 '리얼'한 캐릭터다. 그냥 본드를 만족시키만 하는 그런 여자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여성 요원의 파워를 보여줄 노미 역의 라샤나 린치는 "여성의 관점에서 이번 '007'은 제가 보는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길거리에서 마주하는 평범한 여성들은 물론 제가 일을 하면서 만나는 여성들, 리더십을 가지고 일하는 여성들의 모습 등이 다 담겨있다. 바바라 브로콜리 프로듀서와 다니엘 크레이그 역시 현 시대에 부합하는 여성상을 이 영화에 안에 끌어들이고자 했다. 이 영화는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말하고자 하는것, 느끼는 감정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007' 시리즈에 보여줄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며 "지난 몇 편의 '007' 영화에서 굉장히 많은 여성 캐릭터들이 발전해왔다. 그 하나의 예가 바로 내가 연기하는 노미다"라며 "앞으로 시리즈도 현재의 모습을 반영하면서도 기존 팬들과 새로운 팬을 모두 만족시키는 시리즈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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