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과 완전 다른 9월' 괴물, 에이징 커브인가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입력 2021. 9. 29. 11:54 수정 2021. 9. 2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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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토론토 좌완 류현진. 캐내디언프레스 AP=연합뉴스


'괴물'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걸까.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이 10일 동안의 휴식 뒤 복귀에서도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류현진은 29일(한국 시각) 캐나다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메이저리그 홈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 18일 미네소타와 홈 경기 이후 11일 만으로 그동안 류현진은 목 이상으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재활에 힘썼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날 4⅓이닝 6피안타(1홈런) 3실점하며 5이닝 전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팀이 2 대 7로 지면서 류현진은 시즌 14승 대신 10패째를 안았다. 시즌 평균자책점(ERA)도 4.34에서 4.39로 높아졌다.

최근 3경기 연속 조기 강판이다. 류현진은 지난 12일 볼티모어와 원정에서 2⅓이닝 8피안타(2홈런) 7실점한 데 이어 18일 미네소타와 홈 경기에서도 2이닝 5피안타(2홈런) 5실점으로 무너졌다. 특히 이번에는 10일 동안 충분히 쉬고 왔는데도 아쉬움을 남겼다.

4회까지는 좋았다. 류현진은 3회 2사에서 애런 저지와 풀 카운트 끝에 우월 동점 솔로포를 내줬지만 1점으로 잘 막았다. 직구 평균 구속도 147km로 시즌 평균보다 2km 빠를 만큼 힘은 있었다.

하지만 5회 고비를 넘지 못했다. 류현진은 2 대 1로 앞선 5회초 1사에서 히오 우르셸라에게 우전 안타, D.J. 러메이휴에게 볼넷을 내준 뒤 앤서니 리조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여기에 불운도 따랐다. 무리하게 홈으로 뛰던 우르셀라가 좌익수 코리 디커슨의 송구에 맞는 바람에 아웃 타이밍에서 득점할 수 있었다.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 토론토는 류현진을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설상가상으로 애덤 심버가 1사 2, 3루에서 저지에게 외야 희생타를 내줘 류현진의 자책점은 3개로 늘었다.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 CBS노컷뉴스

류현진이 3경기 연속 5회 이전 조기 강판한 것은 2년 만이다. LA 다저스에서 뛰던 류현진은 2019년에도 8월 24일 뉴욕 양키스전(4⅓이닝 9피안타 7실점)을 시작으로 30일 애리조나전(4⅔이닝 10피안타 7실점), 9월 5일 콜로라도전(4⅓이닝 6피안타 3실점)에서 부진했다.

모두 시즌 후반으로 체력이 떨어질 만한 시점이다. 류현진은 올해 7월까지 시즌 ERA 3.26으로 에이스의 위용을 떨치고 있었다. 그러나 8월 2승 3패 월간 ERA 6.21로 흔들리더니 9월에는 월간 ERA가 무려 9.20에 이르렀다.

2019년 당시와는 조금 다르다. 당시 류현진은 7월까지 시즌 ERA 1.55의 엄청난 페이스를 보이다가 8월 4경기 1승 3패 ERA 7.48로 흔들렸다. 그러나 9월 4경기 2승 ERA 2.13으로 살아나 결국 메이저리그 전체 ERA 1위(2.32)에 올라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8월 부진이 9월에도 이어진 양상이다. 오히려 류현진은 8월보다 9월이 더 나빴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류현진에게 이른바 '에이징 커브'가 의심되는 이유다. 목 부상이 있었다고는 하나 경미했고, 10일 동안 회복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평소 류현진답지 않은 모습이 나왔다.

이날 저지에게 내준 홈런으로 류현진은 개인 한 시즌 피홈런도 23개로 최다를 찍었다. 이전까지는 2017년 22개가 가장 많았다. 다만 4년 전에는 126⅔이닝을 던졌고, 올해는 164이닝을 소화했다.

다만 류현진은 이날 앞서 언급한 대로 공에 힘이 있었다. 5회를 채우지 못했는데도 투구 수가 93개에 이른 것은 실전 감각이 살짝 무뎌진 탓으로 해석된다. 또 토론토가 급한 상황이라 조기 강판한 점도 있었다.

그러나 에이스로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아쉬운 모습을 보인 점은 사실이다. 류현진은 오는 10월 4일 볼티모어와 정규 리그 최종전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이날 토론토가 양키스에 지면서 와일드카드 경쟁이 더 치열한 만큼 토론토가 다른 선발 카드를 낼 수도 있다. 에이스의 건재를 알릴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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