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기념사업 재정비해야"..구미시민단체, '찬양일색·중복전시' 비판

백경열 기자 2021. 9. 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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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 등을 전시한 역사자료관이 정식 개관했다. 시민단체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박정희 기념사업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미참여연대는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개관을 계기로 지자체가 추진 중인 박정희 기념사업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29일 밝혔다. 역사자료관은 지난 6월30일 예비 개관 후 시범운영을 거쳐 이달 28일 정식 개관했다.

시민단체는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이 천문학적인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구미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출생 100년을 기념해 2017년 11월부터 국비 64억원 등 159억원을 들여 6164㎡ 부지에 1~3층 규모(연면적 4358㎡·1321평)로 역사자료관을 지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장세용 구미시장 등이 28일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에서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와 구미시는 이 건물 인근에 박정희 추모관 등을 짓기 위한 생가 주변 공원화 사업비로 286억원,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건립에 879억원을 썼다. 역사자료관 건립비까지 합하면 1324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의 경우 내부 전시물 보강 공사로 50억원이 추가로 들었고, 한해 운영비도 16억원씩 투입될 예정이다. 또 역사자료관에는 연간 10억원 이상의 운영비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구미시는 생가 시설물 관리와 박 전 대통령의 출생 및 사망 등 계기 때마다 예산을 들여 탄신제, 추모제, 학술대회, 기념음악회 등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구미참여연대는 “올해 구미는 경북 대부분의 시·군에서 실시하고 있는 유치원 무상급식과 중·고교생 교복 구입비 지원 사업을 하지 못했다”면서 “다만 이들 사업에 약 70억원이 필요한데, 박정희 기념사업에는 매년 30억원 이상을 쓰고 있다는 점은 비판거리”라고 밝혔다.

또한 이 시민단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찬양 일색의 전시물이 생가 내 민족중흥관, 역사자료관,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에 중복 전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차별성이 없는 이들 전시물을 한 곳에 모아서 전시해도 충분하다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구미참여연대는 “박정희 기념사업 자체를 반대하지 않지만 방만하게 벌이는 이들 사업에 대한 재정비는 이번 기회에 꼭 필요하다”며 “구미시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북도는 지난 28일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개관식을 가졌다. 이 건물 상설전시실에는 구미시가 2004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으로부터 위탁받은 박 전 대통령의 유품 5649점과 근·현대 산업발전 관련 자료 895점이 전시돼 있다. 앞으로 경북도는 역사자료관을 근·현대사 교육장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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