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라는 이름으로 쏟은 사랑.. 이젠 제가 애정 안겨드릴게요

기자 2021. 9. 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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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표 씨 안녕하세요.

이제는 제가 아빠를 위해 애써보고 싶어요.

제게 소중한 것들을 안겨주신 만큼, 이제는 제가 아빠에게 소중한 것들을 안겨드리고 싶어요.

울던 제게 버팀목이 돼 주셨던 아빠처럼, 이제는 홀로 애써왔을 아빠에게 제가 버팀목이 돼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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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충북교육감賞 이지영

정표 씨 안녕하세요. 막내딸 지영(가명)이에요. 매번 쑥스러워서 하지 못했던 말을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을 핑계 삼아 해보려고 해요. 아빠, 저는 아직도 그 밤을 잊지 못해요. 짙은 새벽에 마주 앉아, 아빠가 처음으로 제게 힘들다며 속마음을 털어놓으셨던 밤이었죠. 그 말을 하던 아빠의 표정이 자꾸 귓가에, 눈앞에 아른거려요. 저는 그때 처음으로 가라앉은 아빠의 모습을 봤어요. 그래서 그날 펑펑 울었던 건 아빠 대신이었어요. 아침이 되면 다시 멀쩡해져야 할 아빠를 위해서였어요.

제가 어렸을 때 많이 아프기도 했고, 자주 다치기도 했잖아요. 화상을 입어 두 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을 때, 저를 매일 안아서 병원에 데려가 주셨던 아빠가 떠올라요. 열병에 시달릴 때마다 물수건을 갈아가며 저를 간호해 주시기도 했죠.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으러 갈 때, 항상 같이 가주시는 그 모습까지도 생각나요. 제게 이런 사랑을 쏟아부어 주셔서 고마워요.

아빠 기억나세요? 제가 며칠간 생일편지를 써달라고 졸랐을 때, 아빠 반응을 보고 사실 기대 안 했었거든요. 그런데 책상 위에 편지가 놓여 있는 걸 보고 많이 울컥했어요. 흔한 편지지가 아니라 A4 용지에 써주신 그 편지가 아빠를 닮아 투박하면서도 애정이 담겨 있었죠. 아빠는 지원을 많이 못 해줘서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하셨잖아요. 너무 울컥하고 미안하고 고마운 감정이 합쳐져서 자연스레 눈물이 흘렀어요. 아빠가 그 말을 쓰기까지 얼마나 곱씹었을지, 진심이 너무 잘 느껴졌어요. 항상 어떤 편지든 접어서 편지함에 보관하던 제가 그 편지만큼은 접지 않고 파일에 끼워놨어요. 설령 편지가 닳아버릴까 두려워 매일 눈에 담아놓기도 하죠.

이 편지처럼 제게 소중한 것들을 안겨 주는 사람도, 바쁜 시간을 쪼개 제 곁에 있어 주는 사람도 아빠예요. 그러니 미안해하지 마세요. 저는 이미 충분해요. 저는 아빠가 제게 했던 말들을 기억하고 애썼던 순간들을 기억해요. 이제는 제가 아빠를 위해 애써보고 싶어요. 제게 소중한 것들을 안겨주신 만큼, 이제는 제가 아빠에게 소중한 것들을 안겨드리고 싶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무한한 애정을 안겨드릴 거예요. 그러니 아프지 마시고 천천히 나이가 드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아빠라는 이름으로 바쳐왔을 청춘과 노력을 위해 안아드릴게요. 울던 제게 버팀목이 돼 주셨던 아빠처럼, 이제는 홀로 애써왔을 아빠에게 제가 버팀목이 돼 드릴게요. 더디게 흐를 그 시간을 함께할 테니, 제가 뻗은 손을 잡아주세요. 아빠를 사랑한다고 얘기하는 게 쑥스럽긴 해요. 그렇지만 정표 씨, 사랑하는 정표 씨, 제가 많이 사랑해요. 이제 그 더딘 시간 함께 걸어가요. 사랑합니다 아빠.

정표 씨를 사랑하는 막내딸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관련문의:1588-1940 www.childfun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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