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반아동 함께 다문화 교육.. "다름과 틀림, 혼동하면 안돼요"
■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모두 다 우리 아이’ 안양시 만안종합사회복지관 ‘레인보우 빌리지’
다문화 수용성 교육 프로그램
아동권리 · 지역 소속감 향상
“국적·피부 달라도 모두 소중
차별 없애기 모두 노력했으면”
자주 가는 문구점·분식집 등
돌봄망 동행가게 70곳 발굴도
“우리는 모두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에 국적이나 피부색,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결코 다른 사람을 차별해선 안 돼요.”(경기 안양시 만안구 삼봉초 6학년 이제윤(12) 군)
“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인종이나 나이, 성별에 따른 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모두가 열심히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5학년 황시호(11) 군)
지난 15일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만안종합사회복지관 대강당.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역 내 아동들을 대상으로 올해 3월부터 12월까지 실시하는 ‘레인보우빌리지’ 사업의 하나로 다문화 감수성 교육이 한창 진행됐다.
이 사업은 다문화(이주배경) 아동 권리증진과 지역사회 통합 돌봄 네트워크 구축 등을 목표로 기획됐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주배경 5명, 일반 6명 등 총 11명의 아동은 호기심 어린 눈빛을 반짝이며 능동적으로 활동에 나섰다.
아동들은 차례로 자기소개하기, 낱말 퍼즐을 통한 세계 문화 이해하기, 다문화 시대의 명과 암 발표하기, 모자이크 팔찌(PEACE·평화) 만들기 등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활동 중 프로그램 강사가 “다름이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하자 아동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귀를 기울였다.
강사가 한국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 경우 무엇이 좋은지에 대해 묻자, 곳곳에서 “서로의 문화에 대해 잘 알 수 있어요”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고 그 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등 답변이 이어졌다. 이어 반대로 불편한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자 “언어 소통이 어렵다” “차별이 생길 수 있다” 등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프로그램 강사는 이에 “최근 일이나 결혼·학업·여행·전쟁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 들어와 사는 외국인이 많은데, 문화가 달라서 불편한 상황이 초래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그러나 우리와 다른 점이 많다고 해서 상대방이 틀렸다고 판단해선 안 되며, 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혼동할 경우 늘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기획한 레인보우빌리지 사업은 이주배경 아동과 일반 아동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아동 권리 증진과 지역사회 네트워크 활성화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9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만안종합사회복지관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이주배경 아동의 지역사회 소속감과 지역 주민들의 다문화 수용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안양시에 등록된 외국인 6845명 중 약 77%(5271명)에 달하는 인원이 만안구에 거주하고 있지만 지역사회 다문화 수용성은 낮은 편이라고 복지관 측은 사업배경을 밝혔다. 복지관 관계자는 “많은 이주배경 가정이 한국어 문제와 사회적 낙인·문화 격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아동들은 한국어 능력이 뛰어난데도 또래 관계에 있어 차별을 받으며 위축되는 경향이 발견됐다”면서 “이주배경 가정이 더 이상 차별 속에서 살아가지 않고, 특히 그 가정의 아동들이 개선된 돌봄 환경 속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레인보우빌리지 사업을 통해 이주배경 아동과 일반 아동들은 함께 어우러지며 아동 권리 교육과 아동 인식개선 활동(아동 권리 플래시몹·마을지도 제작 등), 아동권리선언식(정책제안 및 권리선언) 등 활동을 이어간다.
앞서 아동 권리 교육의 하나로 진행된 ‘체인지메이커교육’(안양시 아동정책 교육)에 참여했던 아동들은 지역 내 동장들을 만나 △아동 눈높이에 맞는 뉴스제작 △골목길 안전 비상벨 확대 설치 △낡고 관리되지 않는 놀이터 개선 사업 등 아동 권리 증진을 위한 3가지 안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아동 권리 관련 노래 작사·녹음, 율동 창작과 영상 촬영 등을 비롯해 아동 권리를 증진·침해하는 장소 탐색 및 지도 제작 등 활동에도 나섰다.
또 동네에서 아동들이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이나 문구점, 분식집 등 아동 돌봄망 구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동행가게 70곳 발굴 작업도 완료했다.
이번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김정원(여·27) 만안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이주배경 아동과 일반 아동들이 함께 각종 교육에 참여하며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에 대해 배우고 다름과 틀림의 차이, 차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앞으로 아동권리선언식도 무사히 마치고 지역 아동들의 권리가 보다 존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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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는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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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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