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모' 박은빈 "남장 여자가 군주라는 설정, 낯선 신선함 기대"

[서울경제]

믿고 보는 배우 박은빈이 ‘연모’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오는 10월 11일 첫 방송되는 KBS2 월화드라마 ‘연모’(극본 한희정 / 연출 송현욱, 이현석)는 쌍둥이로 태어나 여아라는 이유만으로 버려졌던 아이가 오라비 세손의 죽음으로 남장을 통해 세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러운 궁중 로맨스다. 박은빈은 여자라는 비밀을 감춘 왕세자 이휘 역을 맡았다.

박은빈은 매 작품 어떤 역할을 맡아도 신뢰할 수 있는 연기를 선보였고, 의미와 재미를 다 잡은 작품 선택으로 ‘믿고 보는 배우’라는 평을 들었다. 그런 그가 ‘연모’에 주목한 이유는 매력적인 설정이었다. 박은빈은 “여자임을 숨기고 왕세자로 키워져 왕이 되는 이야기가 매혹적이었다. 당분간 다시 없을 희귀하고 소중한 작품이 될 것 같았다”고 밝혔다.

박은빈의 설명대로 ‘연모’는 여자의 몸으로 왕위에 올라 여자라는 이유로 역사에서 철저히 사라져야 했던 왕이 있었다면 어떤 이야기를 썼을지, 그 발칙한 상상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박은빈은 “남장 여자가 지엄한 군주라는 설정부터가 일상을 비트는 내용의 시작이라면, 그 속에서 파생되는 여러 장면들이 때로는 낯설게, 때로는 신선하게 보일 수 있을 것 같다”며 “내용은 자연스럽게 흘러가지만 그 속에서 일반적인 관계가 전복되는 순간들이 있다”고 기대 포인트를 전했다.

남장 여자, 더군다나 누구도 따를 자가 없을 정도로 문무를 모두 겸비한 완벽한 왕재를 표현해야 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박은빈 역시 “단련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그는 승마와 액션 연습을 했고, 남자로 자라온 모습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도록 중성적 매력을 살리려 노력했다. 또 누구와 함께 있는지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느껴지도록 목소리 톤 조절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역할에 대한 연민도 배우 자신을 더욱 단련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박은빈에 따르면 이휘는 지켜내야 하는 비밀이 있기에 더 강하고 단단하게 자신을 무장해야 했던 인물. 한 마디로 빈틈이 없다. 박은빈은 그를 “푸른 불꽃 같은 사람”이라 표현한 것에 대해 “그냥 활활 타는 빨간 불꽃보다 더 높은 온도로 고요히 타오르는 파란 불꽃처럼, 실은 뜨거워서 더 차가워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가움으로 철벽을 두르고 끊임없이 주위를 물리며 외로운 길을 선택해야만 하는 휘가 애처로웠다고 말했다.

단단했던 휘는 정지운(로운)이 서연관의 스승으로 등장하면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한다. 박은빈은 “이후 애써 가려온 가면 속의 자신이 자꾸 드러나 버린다. 평소 지켜왔던 모습과는 너무도 다른 마음이 피어올라 자신도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위태로움을 느낀다”며 “그 순간부터 휘가 고장 나버렸다고 생각했다”고 표현했다. 그래서 “마음과 뜻대로 통제가 안 되는 어쩔 수 없는 감정들을 어떻게 가다듬고 애쓰는지”를 관전 포인트로 꼽으며 “휘와 지운의 애타는 마음을 예쁘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KBS2 월화드라마 ‘연모’는 오는 10월 11일 월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도혜원 기자 bdohw2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