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빠진 노인들, 근육 약해져 목디스크나 낙상 위험 커져"

이순용 입력 2021. 9. 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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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한방병원, 약해진 목·엉덩이 근육 지키는 스트레칭법 소개
노인의 날 맞아 돌아본 코로나19 시대 노인의 삶..여가활동으로 노인 96%가 TV 시청 꼽아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새벽잠이 없는 70대 이 모씨의 첫 일과. 새벽 6시 눈을 뜨자마자 TV를 자연스럽게 켠다. 아침 뉴스를 통해 날씨부터 최근 경선 등의 다양한 소식을 접한다. 이른 점심을 먹고 다시 소파에 앉는다. 예전보다 채널이 많아져 놓쳤던 드라마를 다시 본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 OTT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TV 보는 시간도 길어졌다. 메인뉴스인 ‘저녁 9시 뉴스’도 꼭 챙겨보는 이 모씨. 10시가 넘어서 시작하는 시사 및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노인에게 TV는 영원한 동반자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외출과 모임이 줄어 이 같은 생활이 굳어지고 있다. 10월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되돌아본 노인의 현주소다.

한국 노인들의 여가 및 문화활동은 ‘TV 시청’에 국한돼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런 여가 생활이 더욱 굳어졌다. 실제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만97명의 노인 중 무려 96.6%가 ‘TV 시청 또는 라디오 청취’를 여가 활동으로 꼽았다. 더욱이 5시간 이상의 TV를 보는 비율은 39%로 가장 높았다. 노인과 TV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셈이다.

문제는 지나친 TV 시청이 노인 신체 활동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노인 건강의 적신호와 다름없다. 특히 근육이 빠르게 사라지는 노인의 경우 신체 활동이 줄어들면 근력이 빠르게 저하돼 허리디스크와 퇴행성 무릎 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은 물론 당뇨, 면역 저하 등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우두커니 TV만 보기보다 주기적인 산책은 물론 스트레칭 등으로 잠든 근육을 깨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의 도움말로 TV에 빠진 노인들의 뻐근한 몸을 일깨울 스트레칭을 알아본다.

◇ 장시간의 TV 시청…뻐근한 목은 ‘끄덕끄덕 스트레칭’으로

장시간 TV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목을 앞으로 뺀 자세를 취한다. 이 자세는 경추(목뼈)의 정상적인 C자 곡선을 일자로 변하게 할 수 있다. 일자목(거북목)은 머리 무게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키지 못하고 목 주변의 근육과 힘줄의 과도한 긴장을 유발한다. 이는 목과 어깨 주변을 딱딱하게 굳게 해 목 통증은 물론 결림의 원인이 된다.

이를 방치하면 목뼈 사이의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추간판)에 부담이 쌓이고 심한 경우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TV를 볼 때는 고개를 앞으로 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30분에 한 번씩 목과 어깨의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할 필요가 있다.

끄덕끄덕 스트레칭

노인들이 가볍게 따라 할 수 있는 스트레칭으로 ‘끄덕끄덕 스트레칭’이 있다. 척추를 세우고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은 후 왼손을 머리 위로 올려 왼쪽으로 고개를 당긴다. 근육이 최대한 늘어나는 느낌을 찾아 숨을 천천히 내쉬며 15초간 자세를 유지한다. 이어 고개를 45도 돌린 상태에서 앞으로 천천히 숙인다. 목 뒤쪽 근육이 늘어나는 느낌이 들면 15초간 유지하고 처음 자세로 돌아간다. 마지막으로 양손을 머리 뒤에 얹고 천천히 목을 숙여 목덜미 쪽 근육을 늘려준다. 마찬가지로 15초간 자세를 유지한다. 반대쪽도 동일하게 실시한다.

주기적인 스트레칭에도 목 통증·결림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에 나서는 것이 좋다.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은 “목 통증 해소에는 경추 주변의 관절과 근육 등을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이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며 “최근 미국의사협회 네트워크 오픈 저널(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추나요법이 진통제나 물리치료 등 일반치료법보다 효과와 개선 속도에서 우월했다”고 설명했다.

◇ 장시간의 소파생활, 약해진 엉덩이 근육 강화하는 ‘백킥 스트레칭’

보통 편하게 소파에 앉아 TV를 보기 마련이다. 하지만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 습관은 하체 근력의 약화로 이어진다. 특히 상체를 밑에서 받쳐주고 몸을 바로 세우는데 필요한 엉덩이 근력이 약해질 수 있다. 이 경우 몸의 균형이 무너지기 쉬워 노인에게 치명적인 낙상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소파에 오래 앉아 하체가 약해진 노인이라면 엉덩이 근육 강화에 좋은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고관절 뒤쪽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동작으로는 ‘백킥(Back kick) 스트레칭’을 추천한다. 자리에서 일어나 편안 자세로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린 후 양손을 허리에 얹는다. 숨을 내쉬며 오른 다리를 대각선 뒤쪽으로 쭉 편다. 반동을 이용하기보다 천천히 엉덩이 근육의 힘으로 다리를 들어올려야 한다. 제자리로 돌아와 총 10회 반복한 후 반대쪽도 동일하게 실시한다. 단, 중심을 잡기 어렵다면 의자를 잡거나 벽을 짚고 동작을 진행해도 무방하다.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은 “스트레칭은 평소 틈틈이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 프로그램이 끝날 때마다 ‘끄덕끄덕 스트레칭’과 ‘백킥 스트레칭’을 한 세트로 해주면 목디스크나 허리디스크 등 근골격계 질환은 물론 낙상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인의 날을 앞두고 고령의 부모님과 주변 어르신들에게 스트레칭을 알려 척추·관절 건강을 지켜 드리도록 하자”고 조언했다.

백킥 스트레칭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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