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팀' 셰리프, 챔피언스 리그 역사를 새로 쓰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9. 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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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리프, 몰도바 구단 최초 챔피언스 리그 본선 진출
▲ 셰리프, 샤흐타르전 2-0으로 챔피언스 리그 첫 승
▲ 셰리프, 레알전 2-1로 챔피언스 리그 첫 원정승
▲ 셰리프, 2승으로 레알-인테르-샤흐라트 제치고 D조 1위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몰도바 리그 챔피언 셰리프 티라스폴이 우크라이나 강호 샤흐타르 도네츠크에 이어 세계 최고 명문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마저 꺾으면서 챔피언스 리그 돌풍의 팀으로 떠오르고 있다.

셰리프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원정에서 열린 레알과의 2021/22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2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이변을 연출했다.

셰리프가 어떤 팀인가? 지난 시즌까지 유럽 55개 1부 리그 팀들 중 UEFA 리그 랭킹(5시즌 동안의 유럽 대항전 성적을 바탕으로 책정되는 순위) 45위에 불과했던 몰도바 리그 챔피언으로 1차 예선과 2차, 3차, 그리고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구단 역사상 최초를 넘어 몰도바 구단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 본선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쓴 구단이다.

셰리프는 챔피언스 리그 1차 예선과 2차 예선에서 알바니아 챔피언 테우타(4-0, 1-0)와 아르메니아 챔피언 알슈케르트(1-0, 3-1)를 상대로 2전 전승을 거두며 파죽지세로 3차 예선에 진출했다. 3차 예선에서 셰리프는 세르비아 챔피언 츠르베나 츠베즈다를 만났다. 츠베즈다는 1990/91 시즌 유러피 컵(챔피언스 리그 전신) 우승을 차지한 동유럽을 대표하는 명문이다. 하지만 1차전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셰리프는 2차전 홈에서 1-0으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 상대는 바로 크로아티아 강호 디나모 자그레브였다. 당연히 많은 전문가들은 자그레브의 본선 진출을 예상했다. 하지만 1차전에서 3-0 대승을 거두는 이변을 연출한 셰리프는 2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당당히 본선에 진출했다. 셰리프 구단에게 있어 19번의 챔피언스 리그 도전 끝에 이루어낸 값진 본선 진출이었다.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전 시점만 하더라도 셰리프의 UEFA 클럽 랭킹은 108위에 불과했다. 이런 셰리프가 클럽 랭킹 2위이자 세계 최고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 이탈리아 챔피언이자 클럽 랭킹 26위 인테르, 동유럽 최강자이자 클럽 랭킹 18위 샤흐타르 도네츠크와 함께 D조에 포함됐다. 자연스럽게 셰리프가 16강 진출을 고사하고 본선 1승조차 거두는 게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셰리프는 세간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본선 1차전에서 샤흐타르를 상대로 2-0 완승을 거두며 구단 역사상 최초이자 몰도바 리그 최초로 감격적인 챔피언스 리그 첫 승을 올렸다. 경기 내용에선 점유율에서 25대75로 크게 밀렸고, 슈팅 숫자 역시도 11대20으로 샤흐타르의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았으나 측면 공격에 집중한 효과적인 역습으로 왼쪽 측면 수비수 크리스티아누의 2도움에 힘입어 이변을 연출할 수 있었던 셰리프였다.


셰리프의 이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도리어 지금까지는 전초전에 불과했다. 셰리프는 2차전에서 챔피언스 리그 최다 우승(13회. 2위는 AC 밀란으로 7회)에 빛나는 레알마저 2-1로 꺾으며 구단 역사상 최초이자 몰도바 리그 최초 챔피언스 리그 원정 승도 올렸다. 이는 챔피언스 리그 역사에서도 가장 큰 이변으로 손꼽힐 것이 분명하다.

경기 내용은 당연히 레알의 압도적인 우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점유율에선 76대24로 경기를 지배하다시피 했고, 슈팅 숫자에선 31대4로 8배 가까이 많았다. 게오르지오스 아타나시아디스 골키퍼가 무려 10회의 선방을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하면서 레알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유일한 실점은 페널티 킥이었다.

이에 더해 이번에도 셰리프는 측면 위주의 역습으로 활로를 열어나갔다. 이 과정에서 셰리프는 24분경, 후방 플레이메이커 세바스티엔 틸이 측면으로 길게 대각선 크로스를 연결해준 걸 크리스티아누가 받아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최전방 공격수 자수르벡 약시보에프가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리드를 잡아나갔다. 첫 슈팅을 골로 연결한 셰리프였다. 이어서 1-1 동점 상황에서 셰리프는 정규 시간 종료 1분을 남긴 시점에서 오른쪽 측면 수비수 페르난도 코스탄사의 스로인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 아다마 트라오레가 백패스로 넘겨주었고, 이를 틸이 환상적인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2-1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렇듯 세리프는 샤흐타르와 레알을 연달아 완파하면서 2전 전승으로 D조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 본선에 처음으로 참가한 팀이 첫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건 2016/17 시즌 레스터 시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셰리프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성공 덕에 아직 현재 진행형에 불과하지만 UEFA 클럽 순위를 108위에서 58위로 무려 50계단이나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몰도바 리그 역시 셰리프 덕에 UEFA 리그 랭킹 45위에서 25위로 20계단이나 상승했다. 그들의 행보 하나하나가 구단과 몰도바를 넘어 챔피언스 리그의 새로운 역사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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