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혁 "'오징어 게임' 시즌2요?.. 가능성은 열어 놓은 상태"

김인구 기자 2021. 9. 2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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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1위 했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얼떨떨했다."

넷플릭스 화제작 '오징어 게임'을 만든 황동혁(사진) 감독을 28일 화상으로 만났다.

황 감독은 2007년 '마이 파더'로 연출 데뷔한 이후 지난 14년간 '도가니'(2011), '수상한 그녀'(2014), '남한산성'(2017), '오징어 게임' 등 4편의 장편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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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동혁 감독 화상 인터뷰

“단순한 게임에 세계인들 열광

경쟁서 진 루저들을 기억해야”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1위 했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얼떨떨했다.”

넷플릭스 화제작 ‘오징어 게임’을 만든 황동혁(사진) 감독을 28일 화상으로 만났다. 전 세계의 뜨거운 반응에 대한 소감을 묻자 역시 “얼떨떨하다”는 심정을 전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을 놓고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을 치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구슬치기’ 등 지극히 한국적인 어린이 놀이를 테마로 하고 있으나 해외에서의 반응이 더욱 폭발적이다. 지난 17일 첫 공개 후 미국 넷플릭스 콘텐츠 순위 1위를 차지했고, 전 세계 1위에 올랐다. 한국 콘텐츠로선 처음 있는 일이다.

“서바이벌 데스 게임인데 그 형식이 심플한 아이들의 게임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다. 일부러 규칙이 가장 단순한 놀이를 골랐다. 어느 나라 사람이 봐도 30초 안에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건 게임이 쉬워서 시청자들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 감정이입 하기가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

히어로가 아닌 루저(실패자)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도 차별점으로 강조했다. “특히 이 작품은 천재적인 주인공이 없다는 게 다른 작품과의 차이점이다.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조차도 많은 순간 남의 도움이나 운으로 겨우 게임을 통과한 루저다. 앞서 지나간 수많은 루저를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국내에서 일부 ‘신파스럽다’는 지적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저만의 기준에선 신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품의 자연스러운 스토리를 해친다면 그렇겠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고자 했다.”

한미녀(김주령)의 과도한 인물 설정, VIP 연회장의 보디페인팅 출연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를 드러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석을 달리했다.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인간들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로 쓴 것이지 비하나 혐오의 뜻은 없었다. 인간을 도구화하는 것에 대한 설정이었다고 봐주시면 좋겠다.”

일본 영화 ‘배틀 로얄’(2000)이나 할리우드의 ‘헝거게임’(2012) 등과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상세히 설명을 붙였다. “이 작품을 완성한 게 2009년이다. 이걸 쓸 당시에 ‘헝거게임’은 없었고, ‘배틀 로얄’은 옛날에 즐겨 봤던 팬으로서 이 작품에 영향을 준 게 맞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그들의 데스 게임은 어려운 반면, ‘오징어 게임’은 쉽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황 감독은 2007년 ‘마이 파더’로 연출 데뷔한 이후 지난 14년간 ‘도가니’(2011), ‘수상한 그녀’(2014), ‘남한산성’(2017), ‘오징어 게임’ 등 4편의 장편을 연출했다. 과작(寡作)인 편이다. 아마도 모든 작품을 각본부터 연출까지 직접 챙기는 작업 방식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매 작품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이번에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치아가 6개나 빠져 임플란트를 해야 했다.

“습관이 되다 보니 혼자 해왔다. 대부분 직접 쓰고, 다른 사람의 작품을 받아 고쳐 쓴 적도 있으나 (작가에게) 온전히 맡긴 적은 없다. 고쳐서 할 줄 알아야 시리즈를 하는데 그래서 시즌2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고민이다. 언젠가는 그런 기회를 가져보고 싶다.”

벌써 빗발치는 시즌2 제작 요청에 대해선 일단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즌2에 대한 것은 바로 말하기 그렇다. 암시하는 장면들도 있으나 다양한 해석으로 남겨두고 싶다. 그저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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