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아프리카에 '레이저'로 인터넷 쏜다

곽노필 2021. 9. 29. 10: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고도 20km를 비행하는 성층권 풍선을 이용해 세계 인터넷 사각지대를 없앤다는 '프로젝트 룬'을 추진하다 중도에 포기한 구글이 그 대안으로 레이저를 이용한 인터넷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비용이나 지리적 문제로 광케이블망을 깔 수 없는 지역에 무선 레이저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구글 '프로젝트 타라' 추진..5km 데이터 전송 성공
무선광통신망 ‘프로젝트 타라’의 레이저 인터넷 전송 장비. 구글엑스 제공

고도 20km를 비행하는 성층권 풍선을 이용해 세계 인터넷 사각지대를 없앤다는 ‘프로젝트 룬’을 추진하다 중도에 포기한 구글이 그 대안으로 레이저를 이용한 인터넷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비용이나 지리적 문제로 광케이블망을 깔 수 없는 지역에 무선 레이저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구글이 이 계획에 붙인 이름은 ‘프로젝트 타라’(Project Taara)다.

레이저 인터넷은 애초 ‘프로젝트 룬’ 개발팀이 100km 이상 떨어져 있는 성층권 풍선 간의 통신을 위해 고안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이를 지상으로 끌어와 별도의 통신 프로젝트로 확대한 것이 바로 ‘프로젝트 타라’다. ‘프로젝트 룬’은 사라졌지만, 그 기술 가운데 하나가 ‘프로젝트 타라’로 살아남아 맥을 이어가는 셈이다.

2011년부터 성층권 풍선 인터넷을 추진해온 구글은 지난해 하반기 케냐에서 정식으로 인터넷 연결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경제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불과 몇개월만인 올해 초 사업을 접는다고 발표했다.

레이저 인터넷이 잘 작동하려면 두 지점 사이에 방해물이 없어야 한다. 구글엑스 제공

구글은 ‘프로젝트 타라’팀이 최근 아프리카 콩고강을 사이에 둔 브라자빌(콩고공화국)과 킨샤사(콩고민주공화국) 간에 레이저를 이용한 데이터 송수신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두 도시간의 거리는 4.8km이다. 높은 곳에서 강을 가로질러 레이저 빔을 쏘아 주고받은 데이터량은 20일 동안 700테라바이트였다. 구글은 “이는 20일 동안 고화질(HD)로 월드컵 축구 경기를 27만번 보는 것과 같은 양의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만약 두 도시를 광섬유로 연결하려면 강을 우회해 400km 이상 광케이블을 깔아야 한다”며 이럴 경우 인터넷 연결 비용이 5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옥상 타워에 레이저 인터넷 장비를 설치하고 있는 모습. 구글엑스 제공

데이터 전송 원활하려면 두 지점간 방해물 없어야

구글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며 인터넷 서비스망 확대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는 것은 아직도 전 세계 인구의 절반 가량이 지리적, 경제적 이유로 인터넷과 단절돼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구글은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이 매년 24%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무선광통신(WOC=wireless optical communications)이라는 이름의 이 레이저 인터넷은 케이블과 비슷한 고속, 고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면서도 유선 케이블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데이터를 주고 받을 양쪽 지역의 높은 곳에 통신장비를 설치하기만 하면 된다. 구글에 따르면 레이저 인터넷의 두 지점간 데이터 연결 속도는 20Gbps 이상이다.

다만 레이저는 눈, 안개, 비 등 기상 조건이나 새와 같은 방해물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송 품질이 100%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콩고 시범 데이터 전송의 경우, 광케이블의 보호 없이도 99.9%의 가용성(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정도)을 기록했다고 구글은 강조했다.

거리 10km의 레이저 인터넷을 설치할 수 있는 지역. 빨간색이 가용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

레이저 인터넷은 2017년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와 아프리카 케냐에 시범 기지국을 설치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배리스 어크멘 ‘프로젝트 타라’ 담당 이사는 구글엑스 블로그를 통해 “모든 날씨와 조건에서 완벽한 신뢰성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타라 인터넷은 광케이블과 비슷한 성능이면서 더 저렴한 인터넷을 제공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레이저 인터넷으로 연결할 수 있는 두 지점간 거리는 최대 20km다. 따라서 주력 인터넷망보다는, 광케이블망이 닿지 않는 곳을 연결하는 보조용 네트워크로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