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변화 선언 이후 첫 시험대 '리니지W' 2차 쇼케이스

임영택 2021. 9. 2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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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인 두 번째 쇼케이스 행사..형식도 이용자 질문에 직접 답변
눈높이 맞춘 변화 선포 여부에 관심.."현실적으로 어렵다" vs "히든카드 있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시험대에 선다. 30일 예정된 ‘리니지W’ 2차 쇼케이스다. 김택진 대표가 변화를 선언한 이후 첫 공식 행사다. 비판의 목소리를 바꿀 반전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30일 오전 ‘리니지W’의 2차 온라인 쇼케이스를 개최한다. 도쿄게임쇼 개막에 맞췄다. 엔씨소프트는 도쿄게임쇼에 ‘리니지W’를 출품했다.

이번 행사는 다소 이례적으로 마련돼 눈길을 끈다. 이미 한 차례 간담회를 열고 상세 내용을 공개한바 있기 때문이다. 방식도 사전에 취합한 이용자 질문에 답하는 형태로 구성했다. 지난 10일부터 24일까지 사전 질문을 받았다. 일방적인 소개가 아닌 소통의 형식을 취했다.

이는 최근 엔씨소프트를 둘러싼 여러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블레이드&소울2’ 출시로 사면초가에 처했다는 평가다. 초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게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여느 때보다 컸다. 기존 흥행작 ‘리니지M’과 ‘리니지2M’과 달리 부정적 의견을 성과로 잠재우지 못했다.

이 탓에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은 근 한 달 사이 5조원 이상 낮아졌다. 지난 17일 김택진 대표가 사내 메일을 통해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문제를 정확히 짚고 대안을 강구하겠다. 도전과 변화를 위해서라면 당장은 낯설고 불편해도 바꿀 건 바꾸겠다”라고 밝힐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차기작 ‘리니지W’의 흥행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리니지W’는 김택진 대표가 “마지막 리니지를 개발한다는 심정으로 준비한 프로젝트”라고 언급할 정도로 공을 들인 작품이다. ‘월드와이드’ 컨셉트를 내세워 글로벌 이용자를 공략하는 전략 타이틀이다. 이에 걸맞게 풀 3D 그래픽으로 비주얼을 일신하고 각종 이야기와 서사 장치로 몰입감을 높였다.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 실시간 인공지능(AI) 번역, 모바일은 물론 PC와 콘솔까지 지원하는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한다.

다만 최근 일련의 상황으로 ‘리니지W’의 기대치도 저하됐다. 이번 2차 쇼케이스가 중요한 이유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를 엔씨소프트의 변화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로 여긴다. 올해 상반기 소위 ‘문양 롤백 사태’로 대변되는 이용자들의 불신과 불만을 해소할 수 있을지의 여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용자 질문에 답하겠다는 것은 일종의 배수의 진을 친 것이 아닌가”라며 “그동안 여러 불신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이를 해소하고 이용자 친화적으로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자리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관건은 ‘리니지W’의 비즈니스모델(BM)에 대한 설명이 될 전망이다.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변화가 이뤄진 게임이라는 것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엔씨소프트에 대한 날이 선 비판의 중심에는 고액 결제를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BM에 대한 피로도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블레이드&소울2’는 기존 ‘리니지M’과 ‘리니지2M’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게임 구조와 BM 설계에 비난이 집중됐다. ‘리니지W’ 역시 공개 이후 외형상 드러나는 기술적 향상과 달리 기본 게임성의 차이는 없어 보이는 점을 지적받았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쇼케이스 내용이나 취합된 질문을 밝힐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BM에 대한 질문이 많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가 이번 쇼케이스를 통해 이용자의 눈높이를 얼마나 맞출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리니지W’의 첫 쇼케이스 및 ‘블레이드&소울2’ 출시 이후 약 한달여만에 이뤄지는 행사인 탓에 큰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동양대 김정태 게임학부 교수는 “이용자 질문을 받고 경청하겠다는 것은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고개를 숙인 것이지만 기존 ‘린저씨’의 마음을 다시 잡기에는 약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당장 서비스 직전 단계의 게임인데 한달 사이 얼마나 변화를 줄 수 있겠나. 개인적으로는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출시 시기를 늦춰 환골탈태 수준으로 바꿔야 한다고 보지만 주가 상황 등을 고려하면 결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가 이같은 상황을 돌파할 히든 카드를 준비했을 것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이제까지의 행보와 상황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자신이 없었다면 행사를 마련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건은 디테일이고 만족할만한 내용을 끌어낼지인데 질문을 받아 답하겠다는 것 자체가 자신은 있다는 의미 아니겠나”라며 “신뢰를 되찾기 위해 쇼케이스를 계기로 기존 방향을 수정할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임영택 게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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