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복합사업에도 '알박기' 우려..사업 추진 속도낼까?

노해철 기자 2021. 9. 2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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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4 도심복합사업 추정 분담금 공개로 투명성↑
내년 예정된 이주 지연 우려도.."이주지원책 검토"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6월 서울 은평구 증산4구역을 방문해 도심 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를 둘러보고 있다. 2021.6.3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노해철 기자 = 정부가 '2·4 공급대책'의 핵심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의 추정 분담금과 용적률 등을 공개하면서 사업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민 관심이 큰 사업성 지표를 제시함으로써 사업 불투명성을 해소했다는 평가다.

일부 주민 사이에선 이른바 '알박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사업에 반대하는 토지 등 소유자들이 이주하지 않고 버티면서 사업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강제집행 등 법적 절차를 통해 원활한 사업 추진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가구당 추정 분담금 9000만원…"주민 호응도 높아질 것"

29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전날 서울 은평구 증산4구역의 도심복합사업 2차 주민설명회를 열고 개략적인 주민 분담금과 용적률, 분양가 등 사업계획을 안내했다.

증산4구역은 도심복합사업 추진에 따른 종 상향 등 인센티브로 용적률 295%를 적용받는다. 현재 해당 구역의 평균 용적률(188%)보다 107%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자력 개발 추진 시 적용받는 용적률(247%)과 비교해도 48%p 상향됐다.

용적률 혜택을 받으면서 공급 가구 수도 크게 늘었다. 증산4구역이 도심복합사업으로 공급하는 신규주택은 4112가구로, 자력 개발(3421가구) 대비 691가구 늘었다. 4112가구 중 공공분양 물량은 1646가구, 토지 등 소유자의 우선공급 물량은 1642가구다. 공공임대주택과 공공자가주택(이익공유형·지분적립형)으로는 412가구씩 총 824가구 공급된다.

토지 등 소유자의 분담금 총액은 1665억원으로 나타났다. 자력 개발(1970억원)과 비교하면 58%(2305억원) 낮은 금액이다. 가구당 평균 분담금도 2억3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60%(1억4000만원) 줄었다.

증산4구역의 추정 분양가는 3.3㎡당 2257만원이다. 전용 59㎡는 5억8292만원, 전용 84㎡는 7억3070만원 등이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한 가격으로,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됐다. 인근 증산2구역 재개발 단지인 'DMC센트럴자이' 전용 84㎡의 입주권은 지난 7월 16억325만원에 거래됐다.

토지 등 소유자의 분양가인 우선공급 분양가는 전용 59㎡ 4억4900만원, 전용 84㎡ 6억2000만원이다. 대지지분이 10평인 공동주택 종전자산이 3억4900만원으로 평가될 경우, 전용 59㎡ 분담금은 1억4500만원, 전용 84㎡ 분담금은 2억7100만원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주민의 불안감 해소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는 후보지 발표만 이뤄졌을 뿐,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나오지 않아 사업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그동안 도심복합사업의 구체적인 사례나 사업성 지표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을 키운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 사업계획 공개 이후 증산4구역과 유사한 입지나 지역적 특색을 갖춘 곳을 중심으로 주민 호응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주 지연 우려도…"강제집행 등으로 원활한 사업 추진"

일부 주민은 추후 이주 과정에서 사업 지연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도심복합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토지수용을 거부하며 이주를 방해하면서 입주 시점도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토부와 LH는 내년 사업계획 승인을 마친 뒤, 2023년 이주·보상협의를 거쳐 착공할 계획이다. 이르면 2026년에 주민 입주가 이뤄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토부와 LH는 이주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선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신속하고 원활한 이주를 위해 이주비 대출을 지원하고, LH의 건설·매입임대주택을 임시 이주시설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토지 수용 절차가 종료된 이후에도 이주하지 않아 사업 기간이 지연될 때는 명도 소송과 그에 따른 강제집행이 가능하다"며 "토지 수용 이후에 토지 또는 주택의 사용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등의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추후 주민 분담금은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공개된 분담금은 사업성을 파악하기 위한 추정 분담금으로,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사업계획 승인 시점에 최종 확정된다. 분담금은 토지 등 소유자 분양가에서 종전자산 감정가액을 뺀 금액이다. 내년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한 감정가액이 현재보다 높아진다고 가정하면 분담금도 감소하는 구조다.

일반 분양가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따라 분양가는 택지비와 건축비, 가산비를 더해 결정된다. 국토부는 최근 분양가상한제 심의 기준을 개선하겠다고 밝히면서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른 분양 수익 증가로 주민 분담금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제시된 분담금과 분양가는 사업성을 예측하고 주민들에게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추후 사업계획 인가 시점에 최종 금액이 확정되면 주민 총회 형식으로 의견을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un9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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