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 '가로수 가지치기' 반대운동 가지 쭉쭉 뻗는다

김양진 2021. 9. 29.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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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적으로 가로수의 굵은 가지들까지 마구잡이로 베어내는 강전정(강한 가지치기)에 반대하는 '무자비한 가지치기 반대' 운동이 기존 시민단체와 지방자치단체들의 호응을 얻어가고 있다.

28일 <한겨레> 가 확인해보니, 최근 무자비한 가지치기 반대 운동은 매뉴얼 만들기부터 시민강좌, 가로수지도 만들기까지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으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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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관행적 강전정' 공론화
SNS 시민모임 문제제기 시작으로
전국 각지서 오프라인 활동 확산
경기도교육청 등이 안양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청소년 아보리스트’ 프로그램.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 제공

관행적으로 가로수의 굵은 가지들까지 마구잡이로 베어내는 강전정(강한 가지치기)에 반대하는 ‘무자비한 가지치기 반대’ 운동이 기존 시민단체와 지방자치단체들의 호응을 얻어가고 있다.

28일 <한겨레>가 확인해보니, 최근 무자비한 가지치기 반대 운동은 매뉴얼 만들기부터 시민강좌, 가로수지도 만들기까지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으로 확대되고 있다. 가로수 사진 제보를 통한 문제제기는 페이스북 모임인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이 지난해부터 2년째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덕수궁 앞 플라타너스 20여그루를 베어내려 하자, 이를 공론화해 막아내기도 했다. 등록 시민단체도 아니고 대부분 불특정 개인이라 ‘조직’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올해 초 400∼500명 수준이던 그룹 가입자는 1천명까지 늘어났다.

환경운동연합 지역조직 등 기존 시민단체들도 올봄부터 관련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서울 어디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생활권 그린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가로수는 우리와 도시공간을 공유하는 생명이다. 작은 생명 하나 소중히 하지 못하는 도시에서 우리는 과연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라며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가로수들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같은 달부터 석달 동안 이뤄진 ‘가로수의 삶을 지켜주세요!’ 모금운동에는 1만738명이 참여해 407만원을 기부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이 모금액을 기반으로 산림청·지자체 등이 외면하고 있는 ‘올바른 가로수 관리 매뉴얼’을 만들 예정이다.

‘자연의벗연구소’도 지난 8월부터 마포구와 함께 ‘마포구 가로수 학교 1기’ 시민강좌를 열고, 강의와 함께 가로수지도 만들기 활동도 전국 처음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3월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서 찍은 ‘강전정’ 당한 은행나무 가로수. 서울환경운동연합 제공

인천시에서는 지난 5월26일 박남춘 시장이 “가로수의 뼈대만 남기는 식의 과도한 가지치기는 잔인하다고 생각한다. 개선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고 발언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정작 석달 넘게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인천녹색연합은 이달 초 인천시에 △과도한 가지치기 근절을 위한 조례 제·개정 △합리적인 가지치기 용역대가 산정 △가로수·도시숲 민관 공동관리 시스템 구축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기 부천 와이엠시에이(YMCA)도 부천시와 함께 이달부터 ‘미세먼지 시민정책가’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 중 한 팀이 가로수 모니터링 활동을 한다. 경기도교육청도 안양시,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 한국숲예술연구회와 함께 지난 6월부터 안양지역 가로수지도 만들기 교육 및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산생명의숲이 7~11월 ‘푸른 가로수길 되찾기’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이달부터 가로수를 모니터링하는 ‘숲그리너’ 32명이 부산의 16개 자치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선아 부산생명의숲 사무국장은 “상가 간판을 가린다, 너무 크다, 열매 냄새가 불쾌하다며 매년 과도한 가지치기를 반복해 나무의 건강과 존엄성이 훼손되고 있다. 내년엔 사업 규모를 더 키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진우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 대표는 “우리 주변의 흔히 난도질당하고 폭력에 노출되는 가로수를 보살펴야 한다는 시민들의 마음이 자연스레 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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