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1호가 좋아'..프랙시스캐피탈 '선제투자' 눈길

김성훈 2021. 9. 2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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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예능 프로그램 제목처럼 1호(첫 번째)가 되기를 꺼리는 분야가 있다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업계일 것이다.

그러나 영상 콘텐츠 제작사에 수천억 규모의 그로스캐피탈(성장형 투자) 투자에 나선 것은 프랙시스캐피탈이 업계 첫 행보라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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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PEF업계 한발 빠른 투자 눈길
베트남 국제학교·콘텐츠 업계 선제 투자
한템포 빠른 투자..업사이드 미리 대비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모 예능 프로그램 제목처럼 1호(첫 번째)가 되기를 꺼리는 분야가 있다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업계일 것이다. 모험자본 성격을 띤 벤처캐피탈(VC) 업계와 달리 투자자들의 수익률 유지에 깐깐한 측면이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국내 PEF 운용사인 프랙시스캐피탈의 한발 빠른 투자 기조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지난해 조성한 5000억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목표수익률만 제시한 뒤 투자금을 모으는 펀드)를 통해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국내 PEF 업계에서는 생소한 업종에도 선제 베팅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LX인베스트먼트와 함께 투자에 나선 ‘베트남 세인트폴 국제학교’(St. Paul American School) 경영권 인수다.

베트남은 성장 가능성을 알아본 글로벌 자본들이 앞다퉈 투자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이러한 분위기에 조기교육 등 교육열이 급증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요를 받쳐줄 교육 인프라가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프랙시스캐피탈이 비영리(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성격이 강해 국내 자본시장에서 투자처로 꼽지 않던 사립학교 투자를 단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베트남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차치하더라도 잘 갖춰진 교육 시스템에 대한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현재 약 1000명 정도가 공부할 수 있는 하노이 소재 세인트폴 국제학교에 이어 최근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원스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세인트폴 국제학교 2호 문을 열었다. 베트남 지역 외에도 다른 지역에 국제학교 추가 개설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프랙시스캐피탈 단일 투자로는 가장 큰 금액(3000억원)을 집행하며 2대 주주(18.75%)로 올라선 JTBC스튜디오 투자도 같은 맥락이다. 종전까지 영화 배급사가 내놓는 영화에 정해진 금액을 투자하는 형태는 있었다. 그러나 영상 콘텐츠 제작사에 수천억 규모의 그로스캐피탈(성장형 투자) 투자에 나선 것은 프랙시스캐피탈이 업계 첫 행보라 봐도 무방하다.

최근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제작 드라마 콘텐츠가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도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향후 콘텐츠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경쟁력 있는 콘텐츠 제작사를 원하는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늘어난다는 점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프랙시스캐피탈은 설립 초기였던 2013년부터 한 발 빠른 투자 행보를 보여왔다. 당시 한국콜마(161890)에 500억원(215만주)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한 뒤 이듬해인 2014년 9월 보유 잔여 지분(5.24%) 전량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약 360억원 정도의 차익을 남겼다. 산술적인 수익률로만 70%에 육박하는 성과를 달성하며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랙시스캐피탈은 소비재 기반 OEM 기업과 뷰티(화장품), HMR(가정간편식), 콘텐츠 등 대중과 친숙한 소비재 기업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보수적인 포트폴리오(투자기업) 추구 대신에 선제 투자 집행으로 산업 사이클에 미리 대비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김성훈 (sk4h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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