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노보믹스, '위암 유전자 기술'로 예후 예측..맞춤 항암치료계획 세운다

한재범 2021. 9. 29.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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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예후진단 기술개발
2~3기 수술환자 조직 검사해
항암제 종류·방식 맞춤 추천
과잉·과소치료 원천차단 효과
아산 등 대형병원 13곳서 활용
노보믹스 유전자분자진단 의료기기 엔프로파일러원을 통해 위암예후예측을 분석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노보믹스]
'위암 환자 모두 천편일률적인 항암치료를 받아야 할까?' '수술 후 5년 내 예후를 미리 알 수 없을까?' '예후가 나쁘다면 어떤 치료법을 써야 할까?'

기존에 없던 위암 유전자 진단 키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노보믹스는 이 같은 물음에서 시작됐다.

서구에서 많이 발생하는 대장암과 유방암 등의 질병은 예후진단을 포함해 유전자 수준에 따른 진단과 치료를 위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높은 위암 발병률에도 불구하고 예후진단과 관련한 연구가 적고 상용화 제품이 개발된 적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 위암 수술 후 병의 예후를 진단함과 동시에 항암 적합성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는 검사가 개발됐다. 노보믹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위암 예후 예측 분자진단 기술을 통해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8년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이다. 또한 주요 5대 암 가운데 가족력이 가장 높게 나온 것도 위암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이 최근 공개한 '암 종별 가족성 위험도 분석 연구'에 따르면 위암이 8.1%로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암 사망의 주요 원인인 위암에 있어 조기 발견을 통한 치료와 수술 후 예후 진단까지의 과정이 환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암 수술 이후 항암제를 계속 투여할지, 특정 항암제가 환자에게 잘 맞는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현재 진행성 위암에 대한 표준치료는 수술 후 항암제를 처방하는 방식이다. 현행 위암 2, 3기 환자의 표준 치료법은 TS-1(경구용 항암제) 또는 XELOX(경구+주사 항암제)를 병용하여 사용한다. 다만 항암제 치료를 받았는데도 암이 재발하는 경우나 부작용이 높기 때문에 환자는 치료받기 전부터 고통을 느끼고 항암치료에 대해 반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 표준치료가 환자 개인에 따라 과잉, 과소치료가 되기도 한다. 이 가운데 2017년 노보믹스는 위암 예후 예측 유전자 분자진단 의료기기인 '엔프로파일러원'을 개발해 상용화하면서 위암 환자와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다. 엔프로파일러원은 진행성 2기, 3기 수술 환자의 위암 조직에서 추출한 핵산에서 유전자의 발현량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예후를 예측하는 분자진단 제품이다.

이 진단 키트는 수술로 떼어낸 환자 조직의 유전자를 검사해 수술 예후를 '저위험-중위험-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환자에게 항암제 편익 여부에 대한 정보를 준다. 또한 모든 위암 수술 환자에게 동일한 항암제를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별로 가장 잘 맞는 항암제를 투여하는 등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컨대 수술 예후는 좋지만 항암제 부적합군이라는 판정을 받았다면 불필요한 항암제 처방을 줄인다. 예후가 나쁜데 항암제 부적합군이라면 표적치료 등 다른 치료 방법을 의료진이 제시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세계적인 논문에도 소개됐다. 위암 2, 3기 환자의 수술 예후와 항암제 적합성을 예측한 연구 결과는 2018년 세계 3대 임상 의학저널 중 하나인 '란셋 온콜로지'에 게재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등 국내 주요 대형 병원 13곳에서 환자들은 위암 예후 예측 유전자진단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앞으로 많은 환자들이 해당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진료 협력 병원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제품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위장관암 지식 플랫폼 기술을 직장암 유전자진단 기술에도 도입해 상용화 개발 중이다.

노보믹스 관계자에 따르면 "위장과 유사한 특징을 지닌 직장암, 대장암은 예후를 진단하는 유전자군이 상당 부분 겹친다"며 "향후 직장암, 대장암 쪽으로도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며 약 개발 지식 플랫폼 기술 개발로도 범위를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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