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은 특검 수용하고 곽상도는 의원 즉각 사퇴하는 게 정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 아들 문제와 관련, “곽 의원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할 것”이라고 했다. 곽 의원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국회 제명 등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도 27일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며 “수사받길 바란다”고 했다. 탈당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곽 의원은 아들의 화천대유 근무가 드러나자 “겨우 월급 250만원을 받은 직원일 뿐”이라고 했다. 특혜와는 무관하다는 해명이었다. 그런데 아들이 대리급으로 6년 일하고 천문학적 퇴직금을 챙긴 사실이 밝혀지자 그제야 “회사가 돈 벌어 준 건데 어쩌겠느냐”고 했다. 곽 의원은 검사 25년 하면서 ‘월급 250만원 대리가 퇴직금 50억 받았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은 있나. 이유 없이 거액을 주지 않는다는 건 누구보다 곽 의원이 잘 알 것이다. 아들 입사를 주선한 것도 화천대유 대주주 등과 대학 동문인 곽 의원 자신이었다. 그가 화천대유 관계자들에게 받은 후원금만 3500만원이다. 국민 대표 자격이 있나.
지금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돈 잔치에 국민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쉽게 천문학적 돈을 벌어 물 쓰듯 썼다. 화천대유에서 7년째 근무 중인 박영수 전 특검의 딸은 회사 보유분인 대장동 아파트를 최근 분양받았다. 시세 차익이 수억원대라고 한다. 화천대유는 4000억원대 배당금 외에 수천억원대 분양 이익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1억원 넣으면 1000억원 버는 식이었다. 화천대유에 발 담근 전직 대법관, 검사장 등도 고문료만 억대를 받았다. 화천대유 대주주 등이 작년 총선 전에 은행 창구에서 수천만원 단위로 현금을 모두 수십억원 인출했다는 얘기도 있다. 뭐가 더 나올지 알 수가 없다.
대장동 개발과 화천대유 의혹 실체를 밝히려면 강제 수사가 유일한 방법이다. 그런데 경찰은 금융정보분석원이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했다며 관련 자료를 넘긴 지 5개월 만에 김만배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처음 불렀다. 그 사이 김씨와 함께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변호사는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한다. 검찰도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고 하지만 소환 조사나 압수 수색을 했다는 얘기는 아직 없다. 검찰과 경찰 모두 적극적으로 수사하려는 모습이 아니다. 여당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벌어진 의혹 사건이기 때문일 것이다.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1호 대표가 이재명 지사 측근으로 꼽히는 이화영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확인됐다. 이 전 의원은 경기도 부지사를 지냈다. 이 지사 측과 민주당은 화천대유 연루 의혹을 모두 부인하며 ‘국민의힘 자살골’이라고 했다. 곽 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은 “뇌물”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특별검사를 통해 결백을 밝히고 국민의힘 문제를 추궁하는 데에 왜 반대하나. 검·경이 이번 의혹을 공정하게 수사할 것으로 보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지사는 과단성 있게 특검 수용 결단을 내리고, 곽 의원은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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