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과 은밀한 통화 논란 美 합참의장 "트럼프 행정부 국방장관 지시였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1. 9. 29.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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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청문회 "폼페이오 당시 국방장관 등도 통화 사실 알았다"
"중국 안심시키는 게 책무"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지난 대선을 전후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중국과 전쟁을 일으킬 것을 우려해 중국 측에 두 차례에 걸쳐 ‘비밀 전화’를 걸어 “(미국이) 공격할 경우 (중국에)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주장을 두고 밀리 합참의장은 28일(현지 시각) 의회에서 “당시 통화는 (트럼프 행정부) 수뇌부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독단적 행동이 아니었다는 취지다.

로이드 오스틴(왼쪽) 미국 국방부 장관과 마크 밀리(오른쪽) 합참의장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에 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밀리 의장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을 공격할 계획이 아님을 알았고, 대통령의 의도를 전달하고 중국을 안심시키는 것이 책무였다”고 했다.

WP는 이날 자사 소속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와 로버트 코스타 기자가 조만간 발간할 저서 ‘위기(Peril)’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밀리 의장은 작년 10월 30일 리줘청(李作成) 중국 합참의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11월 3일 미국 대선을 나흘 앞둔 시점이었다. 밀리 의장은 이 통화에서 리줘청 의장에게 “미 정부는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중국과의 관계가) 안정적이고 모든 것이 괜찮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당신(중국)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공격할 경우 미리 알려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당시 밀리 의장은 ‘미국이 중국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중국군이 판단하고 있다는 정보를 습득한 뒤 통화를 걸었다고 한다. 이 무렵 양국은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이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던 때였다.

밀리 의장은 대선(지난해 11월) 전후인 작년 10월 말과 올해 1월 초 중국 측 카운터파트인 리줘청(李作成) 중국 합참의장과 부적절한 전화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와 로버트 코스타 기자가 최근 발간한 저서 ‘위기’(Peril)에 따르면 밀리 의장은 중국 측에 “미국은 중국을 선제 공격할 의도가 없고, 공격 결정 시 미리 알려주겠다고 언급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밀리 의장은 “통화는 중국이 미국의 공격을 우려한다는 정보에 대한 대응이었다”면서 “당시 내 임무는 긴장을 낮추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작년 10월 통화가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의 지시로 이뤄졌다고도 주장했다. 또 올해 1월 두 번째 통화는 중국의 요청에 따라 진행됐고, 크리스 밀러 당시 국방장관 대행과 조율했다고 말했다. 통화 때 11명이 참석했고, 이후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에도 이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지난달 미국의 아프간 철군 정책 실패 등에 대한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리와 파트너가 훈련시킨 아프간군이 많은 경우 총 한 발 쏘지 않고 사라졌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며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부정직한 일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스틴 장관은 “미국 시민과 아프간 현지 조력자 12만4000명을 대피시킨 것은 잘한 것”이라며 “8월 말 이후에도 대피 작전을 계속했다면 위험이 훨씬 커짐에도 불구하고 대피자 수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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