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에 갑질 논란까지.. K웹툰, 이대로 괜찮나

정상혁 기자 2021. 9. 2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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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시장 불공정 논란 심화
카카오·네이버웹툰 대표 국감에
콘텐츠 표절 시비도 잇따라

“웹툰 작가의 저작권이 다양한 방법으로 ‘실질적 편취’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짚어보려 합니다.”

최근 웹툰작가노동조합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공지했다. 이들은 “국정감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정의당 3개 정당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웹툰계에서 불거진 웹툰 회사의 불공정 계약, 이른바 갑질 논란 때문이다. 다음 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한국 웹툰을 대표하는 두 회사(네이버웹툰·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안을 지난 23일 채택했다. 성사된다면 양강(兩强) 웹툰 대표가 나란히 국감장에 불려 나오는 첫 사례로 기록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웹툰작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 작가의 50.4%가 불공정 계약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635명 중 “2차 저작권, 해외 판권 등 제작사에게 유리한 일방적 계약”(18%)을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2차 저작권은 향후 웹툰의 출판·영상화 등 판로 다각화를 위한 황금알이지만, 사측이 우월적 지위로 양도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2021 콘텐츠산업 10대 불공정 행위 실태조사’에도 “수익 정산 시 결제 수수료 비용까지 떠맡은 적 있음” 등의 사례가 다수 소개됐다.

출판계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거대 웹툰 회사의 경우 웹소설 시장까지 아우르기 때문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14일 “카카오와 네이버의 출판 생태계 파괴 행위 시정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카카오는 자사 독점작 선정 과정에서 추가 마케팅을 이유로 유통 수수료 20%를 별도로 출판사와 작가에게 떠넘기고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웹소설 원작의 웹툰화를 명목으로 해외 판권 등 2차 저작권마저 출판사나 작가로부터 강요하다시피 확보하고 있다”며 정부 당국의 강력 대처를 주문했다.

표절 논란으로 연재 중단된 네이버웹툰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왼쪽)와 일본 만화 '몬스터' 장면(오른쪽) 비교. 독자들로 하여금 표절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야기한 컷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콘텐츠 표절 논란도 심각해지고 있다. 18일 네이버웹툰 측은 “창작물 연재에서 저작권 보호는 가장 중요한 사안임에도 책임을 다하지 못한 송구함을 느끼고 반성한다”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8월부터 연재된 웹툰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가 일본 인기 만화 ‘에반게리온’ ‘몬스터’의 장면과 연출 방식을 베꼈다는 잡음이 크게 일었기 때문이다. 결국 연재 중단 조치가 내려졌지만, 일본 만화 ‘귀멸의 칼날’ 설정과 유사하다는 비판이 비등한 웹툰 ‘엽사: 요괴사냥꾼’ 등 다른 연재작의 표절 시비도 독자 사이에서 잇따른다.

K웹툰의 국내외 팽창으로 장밋빛 전망이 남발되고 있지만,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업계의 도덕성 및 내실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네이버웹툰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3%, 카카오의 스토리 부문(웹툰·웹소설)은 57% 성장했다. 지난해 추산된 국내 만화 시장 규모는 1조62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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