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장택동]구설 끊이지 않는 박영수
장택동 논설위원 2021. 9. 2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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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법조인이 박영수 전 특검이다.
또 박 전 특검의 딸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했고,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대장동 잔여 세대 아파트를 약 7억 원에 분양받았다.
사기범과 어울리는 것이 법치주의의 구현자라는 특검에게 어울리는 일이고, 직원 14명의 부동산 업체에서 월 1500만 원을 받는 고문을 맡은 것이 검사도를 강조하는 전직 검사로서 합당한 처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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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법조인이 박영수 전 특검이다. 7월 ‘가짜 수산업자’에게서 포르셰 파나메라4 차량을 공짜로 빌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적절한 처신으로 비판을 받더니 이번에는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박 전 특검에 대해 특검을 해야 할 판’이라는 개탄이 나올 정도다.
▷검사 시절 강력통으로 불렸던 박 전 특검은 돌파력이 강하다는 이유로 ‘돌쇠’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런 기질을 살려 2016년 말 국정농단 사건의 특검으로 임명된 뒤 90일간의 수사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인사들과 기업인 등 30명을 줄기소했다. 당시 현직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하지는 않았지만 최순실(최서원) 씨에 대한 공소장에 뇌물수수 등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공포 검찰” “꿰맞추기 수사”라며 특검팀을 비판했지만 적폐청산 분위기 속에서 특검팀의 과(過)보다 공(功)이 부각됐다.
▷하지만 가짜 수산업자 사건에 박 전 특검이 연루되자 그를 보는 대부분의 시선이 싸늘해졌다. 그는 ‘도의적 책임’만 인정하면서 형사 처벌을 피하기 위해 “특검은 청탁금지법을 적용받지 않는 공무 수행 사인(私人)”이라는, 일반인의 상식과는 거리가 한참 먼 법리까지 꺼내들었다. 특검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박 전 특검이 책임 피하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박 전 특검이 결국 이 사건으로 검찰에 송치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에서 고문을 맡은 사실이 드러났다. 또 박 전 특검의 딸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했고,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대장동 잔여 세대 아파트를 약 7억 원에 분양받았다. 이 아파트의 현재 호가는 15억 원 선이다. 박 전 특검 측은 “법규에 따른 분양 가격으로 정상 분양받았을 뿐”이라고 밝혔지만 여론은 부글부글하고 있다. 한 전직 검사는 “이런 모습을 본 국민이 법조인을 위선자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박 전 특검은 2014년 언론 기고문에서 “특검은 민주주의라는 토양에서 태어난 법치주의의 구현자”라고 규정했다. 본인이 특검으로 임명된 뒤 언론 인터뷰에선 “검사로서 불의에 대한 수사를 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그것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검사도(道)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기범과 어울리는 것이 법치주의의 구현자라는 특검에게 어울리는 일이고, 직원 14명의 부동산 업체에서 월 1500만 원을 받는 고문을 맡은 것이 검사도를 강조하는 전직 검사로서 합당한 처신인가. 박 전 특검이 답할 시간이다.
▷검사 시절 강력통으로 불렸던 박 전 특검은 돌파력이 강하다는 이유로 ‘돌쇠’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런 기질을 살려 2016년 말 국정농단 사건의 특검으로 임명된 뒤 90일간의 수사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인사들과 기업인 등 30명을 줄기소했다. 당시 현직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하지는 않았지만 최순실(최서원) 씨에 대한 공소장에 뇌물수수 등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공포 검찰” “꿰맞추기 수사”라며 특검팀을 비판했지만 적폐청산 분위기 속에서 특검팀의 과(過)보다 공(功)이 부각됐다.
▷하지만 가짜 수산업자 사건에 박 전 특검이 연루되자 그를 보는 대부분의 시선이 싸늘해졌다. 그는 ‘도의적 책임’만 인정하면서 형사 처벌을 피하기 위해 “특검은 청탁금지법을 적용받지 않는 공무 수행 사인(私人)”이라는, 일반인의 상식과는 거리가 한참 먼 법리까지 꺼내들었다. 특검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박 전 특검이 책임 피하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박 전 특검이 결국 이 사건으로 검찰에 송치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에서 고문을 맡은 사실이 드러났다. 또 박 전 특검의 딸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했고,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대장동 잔여 세대 아파트를 약 7억 원에 분양받았다. 이 아파트의 현재 호가는 15억 원 선이다. 박 전 특검 측은 “법규에 따른 분양 가격으로 정상 분양받았을 뿐”이라고 밝혔지만 여론은 부글부글하고 있다. 한 전직 검사는 “이런 모습을 본 국민이 법조인을 위선자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박 전 특검은 2014년 언론 기고문에서 “특검은 민주주의라는 토양에서 태어난 법치주의의 구현자”라고 규정했다. 본인이 특검으로 임명된 뒤 언론 인터뷰에선 “검사로서 불의에 대한 수사를 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그것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검사도(道)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기범과 어울리는 것이 법치주의의 구현자라는 특검에게 어울리는 일이고, 직원 14명의 부동산 업체에서 월 1500만 원을 받는 고문을 맡은 것이 검사도를 강조하는 전직 검사로서 합당한 처신인가. 박 전 특검이 답할 시간이다.
장택동 논설위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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