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102] 비슷한데 실은 아닌 것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2021. 9. 2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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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을 다루는 장인이 근심하는 것은 돌 중에 옥처럼 보이는 것이 있어서다. 뛰어난 군주라도 지식이 해박하고 말을 조리 있게 잘해 통달한 자처럼 보이는 것이 있어 곤혹스러워한다.” 여불위(呂不韋)가 ‘여씨춘추’라는 책에서 의사(疑似), 즉 사이비 판별의 어려움을 말한 내용이다.

이것이 바로 사이비(似而非)인데 바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사람이 공자(孔子)다. ‘논어’에는 이와 관련된 구절이 아주 많다. 대표적인 것이 巧言令色鮮矣仁(교언영색선의인)이다. 빈번하게 오독되고 있는 구절이기도 하다. 교언영색은 말을 잘하고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을 말한다. 우리는 지금 이런 사람은 다 나쁘다고 해석한다. 단호하게 말하지만 잘못된 풀이다.

여기에는 네 가지 유형이 있는데 교언영색하고 마음속도 어진 사람, 마음은 어질지 못한 사람, 교언영색은 안 되는데 마음은 어진 사람, 마음이 어질지 못한 사람이 그것이다. 공자는 교언영색이 안 되는 사람은 아예 제쳐버린다. 조금도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남는 것은 앞의 두 가지다. 겉은 같은데 속이 다르니 알아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공자나 여불위나 모두 겉은 비슷한데 속은 전혀 다른 이런 사이비를 찾아내려면 가까이에서 잘 살피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공자가 한번은 “나는 굳센 자를 본 적이 없다”고 하자 어떤 사람이 신정이라는 사람을 언급했다. 이제 공자는 단번에 “신정은 욕(欲)이다”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굳센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욕심 덩어리라는 뜻이다. 화천대유 스캔들로 인해 관련 법조인들의 비루한 행태가 국민을 놀라게 하고 있다. 특히 일국의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낸 특검팀을 이끌었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보여주고 있는 최근 일련의 행태는 입에 올리기도 처참하다. 곽상도 의원 아들의 50억원 퇴직금 또한 곽 의원을 다시 보게 만든다. 물론 이번 사건의 진앙인 이재명지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닐 것으로 본다. 사이비들 때문에 울화통[懣]만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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