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보기만 하면 번역까지.. '스마트 글라스' 시장 쟁탈전

변희원 기자 2021. 9. 2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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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제품 출시하자 샤오미·애플·삼성도 뛰어들어

중국 샤오미는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에 ‘눈앞에 펼쳐진 디스플레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스마트 글라스 콘셉트 제품을 공개했다. 일반 안경과 비슷하게 생긴 이 스마트 글라스는 무게가 51g에 불과하다.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의 알림을 표시하고 전화를 걸 수 있으며 전면에 사진 촬영용 카메라도 있다. 외국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해 보여주거나 길을 안내하는 기능도 선보였다. 콘셉트 제품치고는 제품 사양이 구체적이어서 IT 업계에서는 “곧 출시할 스마트 글라스 예고편이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왔다. 샤오미는 지난 9일 페이스북과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이 함께 만든 스마트 선글라스 ‘레이밴 스토리’를 출시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자사 스마트 글라스 홍보 영상을 내놓았다.

스마트 글라스가 스마트폰·스마트워치에 이은 차세대 기술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페이스북이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샤오미·애플·삼성도 이르면 내년부터 스마트 글라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2019년 20만대 수준이던 스마트 글라스의 전 세계 판매량은 2024년 411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가볍고 저렴해진 스마트 글라스

스마트 글라스의 원조인 구글은 2012년 첫 제품을 내놓았지만 몇 년 뒤 제품 개발을 중단했다. 일상적으로 쓰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무겁고 큰 데다가 가격도 비쌌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레이밴 스토리처럼 최근에 나온 스마트 글라스는 일반 안경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가벼워졌고, 스마트폰의 기능을 그대로 흡수해 웨어러블(착용형) 기기의 성공 가능성을 엿보였다. 레이밴 스토리는 버튼을 눌러 사진과 30초 영상을 촬영해 페이스북 등에 곧바로 업로드할 수 있고, 블루투스 스피커가 탑재돼 음악과 팟캐스트 재생, 전화 통화도 가능하다. 가격은 299달러(약 35만원)로 고급 선글라스와 거의 차이가 없다.

페이스북은 레이밴 스토리를 발표한 직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하드웨어 사업부 책임자이자 레이밴 스토리 개발을 주도한 앤드루 보스워스를 임명했다. 미국 CNBC는 “보스워스의 승진은 (SNS 기업인) 페이스북이 하드웨어를 우선순위로 삼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페이스북이 스마트 글라스를 주력 사업으로 키운다는 것이다. 아마존 역시 스마트 글라스인 ‘에코 프레임’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 글라스는 장소에 상관없이 가상·증강 현실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나 화상 회의 시장이 커지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스마트 글라스 스타트업들에 투자도 몰리고 있다. 중국 스마트 스타트업 엔리얼은 일본·스페인에서 내놓은 시제품이 큰 인기를 누리며 최근 1억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 글라스는?

IT 업계는 스마트폰 강자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내놓을 스마트 글라스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6일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애플워치처럼 아이폰과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의 AR 헤드셋을 내년 상반기 출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애플은 스포츠 중계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시장에서 스마트 글라스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5월 가상 현실 전문 스타트업 ‘넥스트VR’을 인수한뒤, VR(가상 현실)과 AR(증강 현실) 기능이 있는 스마트 글라스와 헤드셋 관련 특허를 꾸준히 등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스마트 글라스의 일종인 ‘삼성 AR 글라스 라이트’를 개발하고 있다. 제품 소개 영상에는 쓰는 것만으로 눈앞에 거대한 영화관이 펼쳐지고, 화상 통화를 하거나 홀로그램(입체) 영상까지 관람할 수 있는 기능이 소개됐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 등과 함께 증강 현실 글라스, 선글라스형 글라스 등 다양한 스마트 글라스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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