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눈] 故 김혜선 과장을 추모하며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 큰 역할
코로나 격무에 숨진 공무원들
숨은 영웅의 희생 잊지 말아야
오는 575돌 한글날을 앞두고 한글단체 인사들이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공무원 추모사업을 한다. 그 대상은 2015년 한창 일할 42세의 나이에 암으로 숨진 김혜선 과장. 민간단체에서 총리나 장관 등을 지닌 고위 인사의 생전 업적을 기리는 추모행사는 많으나 일반 공무원의 추모사업을 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문체부 내에서 일벌레로 통했던 김 과장은 한글과 한글문화를 지키는 일에 열정적으로 일했다고 평가받는다. 2012년 국어정책과장으로 있을 때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에 동분서주했다. 한글날은 1991년 공휴일이 많다는 이유로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한글단체들의 건의로 2013년부터 다시 공휴일로 지정됐는데 실무 책임자인 그의 역할이 컸다.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강원도청에서 일하던 중 2005년 능력을 인정받아 문체부에 파견된 이후 중앙정부에서 활약해 강원 공무원사회의 자랑이었다. 사후 그를 기리는 인사들의 추천으로 2016년 ‘대한민국공무원상’을 수상했다.
김 과장과 같이 공직자로서 시민들을 감동케 하는 공무원사회의 ‘별’은 또 있다. 긴 터널의 끝을 알 수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에서 제 몸을 돌보지 않다가 과로로 숨진 지자체 공무원들이다. 경북 성주군청 안전건설과 피재호 계장은 코로나19 대책본부 실무담당을 맡아 비상대응·방역활동을 위해 휴일도 없이 비상근무를 하던 중 피로가 누적돼 사무실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했다. 전주시청 총무과 신창섭 주무관은 전주시에서 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 공휴일은 물론 심야까지 총력을 다해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업무를 하던 중 과로로 숨졌다. 포스코 청암재단의 ‘포스코히어로즈’로 선정된 두 공무원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직자상을 구현한 이들이라 할 수 있다.
평범한 공무원들의 희생적 삶에 가슴 뭉클했던 장삼이사들이 최근 ‘화천대유’로 요약되는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사태에서 드러난 고위 공직자 출신들의 제 이익에 눈먼 행태엔 아연실색케 된다. 보통사람들보다는 높은 도덕적인 인품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생각해온 대법관, 특검 등을 지낸 전 법률 고위직 공무원들의 돈에 눈먼 의혹으로 휘청하는 걸 보면 탄식이 절로 나온다. 학창시절 수재로 주변이 부러워했고 좋은 대학 나와 출세해 가문의 자랑이었을 이들의 추문이 자고 나면 고구마 줄기처럼 나온다. 신평 변호사(전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화천대유 사건은 우리 사회를 축약해서 보여준다. 이득을 수취할 기회가 생기면 이놈 저놈 다 달려든다”며 ‘똑같은 놈들’이라고 질타했다. 입으로만 ‘법대로’를 외치며 평생을 살았을 이들의 인생 황혼기 패가망신이 안쓰럽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시작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끝내는가이다.”(앤드루 매튜스) 직장생활도, 인생도 그러함을 이들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박태해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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