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측 "선거 공약에는 저작권이 없다" [FACT IN 뉴스]

김병관 2021. 9. 2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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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군 청약 가점' 공약에 대해 유승민 후보가 표절 의혹을 제기하자 지난 23일 "정책이나 공약에는 저작권이 없다는 정치인들의 발언들이 생각난다"고 반박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그만큼 청년세대가 원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깊이 공감하고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때 더 힘있게 정책 공약들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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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사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예비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군 청약 가점’ 공약에 대해 유승민 후보가 표절 의혹을 제기하자 지난 23일 “정책이나 공약에는 저작권이 없다는 정치인들의 발언들이 생각난다”고 반박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그만큼 청년세대가 원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깊이 공감하고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때 더 힘있게 정책 공약들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윤 후보도 같은 날 진행된 국민의힘 대선주자 2차 TV토론회에서 공약 표절 문제가 집중 제기되자 “우리 당 어느 후보든지 제가 낸 공약을 갖다 쓰시고 싶은 분은 얼마든지 쓰시라”며 “여기에는 특허권이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선거 공약이나 정책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 아니므로 공약을 두고 표절 시비를 제기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다.    

저작권법 관련 전문가에 따르면, 윤 후보 측의 이같은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다. 저작권법 2조는 보호 대상이 되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저작권법은 외부로 드러난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보호할 뿐, 그 표현의 내용인 사실이나 사상은 보호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선거 공약과 정책은 ‘인간의 사상’에 해당하므로 저작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김혜창 법제연구팀장은 이에 대해 “저작권법은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고, 표현을 보호한다”며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군 청약 가점 등 공약 내용은 아이디어에 해당돼 저작권과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선거 공약집을 그대로 베껴 쓰는 경우에도 저작권 침해로 판단하기 힘들다. 선거 공약은 창작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공약은 주장이나 사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창작적인 표현이 있기가 어려워 저작권 인정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선거 공약집의 독특한 그래프 등 창작적인 표현 방식을 가져다 쓰는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만, 내용만 가져다 쓰는 것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9월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선거 2차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상수, 윤석열,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 원희룡, 유승민 후보. 뉴시스
그렇다고 윤 후보가 공약 표절 의혹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저작권이라는 법적인 개념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표절이라는 윤리적·도의적 개념으로는 문제 제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저작권과 표절은 구별되는 개념”이라며 “표절은 아이디어를 베끼는 것도 해당한다”고 했다. 

실제로 유 후보 측은 공약 표절 의혹과 관련, 윤 후보의 공직 후보자로서의 윤리적 태도를 문제 삼고 있다. 유 후보 캠프 민현주 대변인은 지난 22일 논평에서 “그토록 군 복무자 주택 청약 가산점제 공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솔직하게 유승민 후보의 공약에 동의한다고 밝히면 된다”며 “지금과 같은 태도는 부끄러움이라곤 1도 모르는 후안무치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여야 대결 국면에선 정책적 차별화가 드러날 수 있지만, 지향점이 비슷한 같은 당내에서는 공약이 겹칠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도 “단, 문제는 자신의 정책적 역량을 보여주는 공약을 다른 사람의 것으로 썼다면 출처는 제대로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정치인으로서의 ‘애티튜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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